‘복면가왕’의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9연승을 했고 ‘판타스틱 듀오’의 이선희가 3연승을 했다. 음악대장과 음악대장이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관객들이 이들에게 표를 던지는 마음은 같은 듯하다.
음악대장은 지난 22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김경호를 꺾고 9연승을 하며 30대 가왕 자리에 올랐다. 음악대장은 지난 1월 31일 고(故) 신해철의 노래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를 부르며 5연승을 달리고 있던 여전사 캣츠걸 차지연을 제치고 1승을 거머쥐었다.
이때부터 신화가 시작됐다. 음악대장의 보이스에서 록스피릿이 느껴졌지만 음악대장은 자신의 주특기만 보여주지 않았다. 다양한 음색과 장르를 섞어가며 여러 시도를 했다.
2연승 당시 불렀던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르며 부드러운 음색부터 고음까지 집중해서 들을 수밖에 없었다. 3연승 때는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를 불렀다.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다섯 명이 소화하는 이 노래를 혼자 불렀다. 랩까지 부른 모습은 신선했다.
4연승 때 부른 더크로스의 ‘돈 크라이’ 무대에서는 음악대장이 고음과 함께 애절한 가사로 여심을 흔들었다. 이어 5연승을 하게 된 신중현 밴드의 ‘봄비’, 6연승을 한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 7연승을 가져다 준 신해철 ‘일상으로의 초대’, 8연승을 신화를 기록한 티삼스의 ‘매일 매일 기다려’ 등 모두 한 장르로 통하는 노래들이 아니었다.
음악대장은 자신의 특기만 내세워 무대를 자신에게 유리하게만 만든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시도로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했고 9연승까지 하게 됐다. 사실 ‘복면가왕’ 시청자들은 음악대장의 정체를 알고 있다. 그의 정체를 알면서도, 그리고 그를 위협할 정도의 실력자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지만 관객들은 여전히 음악대장을 향해 투표하며 가왕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이선희도 음악대장처럼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이선희는 SBS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에서 여고생 파트너 예진아씨와 듀엣 무대를 꾸미고 있는데 지난 22일 방송에서 3연승을 차지했다.
이선희는 매 무대에서 명불허전 파워풀한 가창력과 내공이 느껴지는 호소력으로 판정단과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첫 번째 무대 ‘나 항상 그대를’을 시작으로 연승을 이어갔다. 두 번째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무대에서도 고득점을 받으며 2연승을 했고 22일에는 패티김의 ‘이별’을 선곡해 예진아씨와 레전드 무대를 탄생시켰다.
이선희가 어린 여고생과 함께 조화로운 무대를 꾸미는 매너는 물론이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그만의 가창력, 그리고 섬세한 감정표현까지 모든 무대가 레전드로 기록되고 있다.
음악대장의 9연승과 이선희의 3연승. 엄청난 도전자들이 등장하고 있는 데도 이들이 우승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음악대장과 이선희의 노래를 듣고 싶은 것이 가장 크다. 음악대장은 매번 다양한 시도를 하며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고 다음엔 그가 어떤 노래를 부를지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 음악대장이 연승을 하고 있는 이유다.
이선희는 사실 TV에서 쉽게 보기 힘든 가수 중 한 명. 앞서 JTBC ‘히든싱어’에 출연했을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했던 가수다. 그런 그가 ‘판타스틱 듀오’에 출연해 매번 레전드급 무대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시청자들은 이선희를 보내고 싶지 않은 듯하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복면가왕’, SBS ‘판타스틱 듀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