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9연승이다.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역대 최장 가왕의 자리를 이어가며 계속해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음악대장을 이기려면 이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가상 캐스팅도 진행되고 있는 모습. 그 중 한 명이었던 김경호가 실제로 출연했지만, 음악대장의 9연승을 막지 못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는 지난 1월부터 음악대장이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강렬한 록부터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면서도 변함없는 지지를 받으면서 말이다.
특히 지난 22일 방송분에서는 ‘백만 송이 장미’를 선곡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모든 사람들이 김경호라고 예상하고 있었던 램프의 요정을 상대로 나선 가왕 방어전에서 의외의 선곡이었기 때문. 게다가 램프의 요정은 “록의 태양이 떴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강렬한 록을 선보인 상황.
이러니 음악대장이 가왕의 자리를 내려놓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올 법했다. 하지만 평가단과 시청자들은 섬세하게 한 음 한 음 부르는 음악대장의 감성에 빠져들었고, 음악대장에게는 9연승을 선물했다.
무엇보다 더 박수를 받는 점은 18주 동안 가왕이라는 부담감과 정체를 밝힐 수 없는 답답함을 이어왔음에도 모든 무대에서 성의를 다했다는 것. 이날 선곡에 대해서 음악대장은 “저도 이런 감성으로 노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던 바다.
그의 소망대로 트로트마저 평가단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9연승의 비결이 바로 이것이다. 만약 그가 계속해서 안정된 선곡을 해왔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음악대장은 가왕 자리뿐만 아니라 지겹다는 우려 역시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모두가 예상했던 램프의 요정 정체는 김경호가 맞았다. 그는 음악대장을 이기려면 나와줘야 하는 리스트에 오른 인물 중 하나. 목소리를 가수의 지문이라는 말처럼 그의 목소리는 전국민이 모를 수 없는 목소리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젊은 도전 정신으로 ‘복면가왕’에 나섰다. 최선을 다했던 김경호가 있었기에 음악대장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이제 음악대장은 10연승을 향해 나아간다. 과연 누가 그를 막을 수 있을까. 그 누가 나온다고 해도, 음악대장을 막기란 더욱 더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 besodam@osen.co.kr
[사진] '복면가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