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복면가왕’에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란 이름으로 출연한 복면가수가 9연승을 달성하며 매회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복면가왕’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정말이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서 말을 잇기 어려울 정도다. 그동안 가창력을 자랑했던 가수들의 가치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악대장은 22대부터 30대까지, 9연승 달성에 성공하며 가왕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가 몇 대 가왕전에서 어떤 가수를 만나 닳을 대로 닳은 그 복면을 벗게 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젠 음악대장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보다 앞으로 어떤 노래로 무대를 장악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30대 가왕 결정전에서 음악대장은 램프의 요정 김경호를 56 대 43으로 꺾고 사상 최초로 9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당초 김경호가 그에게 맞설 적수라고 평가됐으나 음악대장의 벽을 무너뜨리진 못한 것이다.
음악대장이 대단하단 생각이 드는 이유는 탈장르화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그의 가왕전 선곡표를 살펴보면 어떤 장르에도 관계없이 뛰어난 노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간 중간 ‘오늘은 물러나겠지?’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쉽사리 꺾일 것 같지 않은 기세를 드러내고 있다.
음악대장이 부르는 노래엔 가슴 속 답답함을 뚫어주는 마성의 고음이 살아있다.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이다. 그의 고음은 대단히 남성스럽지만 여성적인 부드러움, 노련하면서도 왠지 새롭게 느끼게 만드는 에너지가 있다.
‘복면가왕’만의 매력은 정체를 가린 가수가 장애물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는 무대가 준비됐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음악대장도 승부에 대한 부담보다 복면에 의지해 더 많은 장기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