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 들으세요.”
보이그룹 샤이니 종현이 사랑에 빠진 남자의 감정을 노래한다. 자신만의 색깔로 꽉 채운 정규 1집 ‘좋아’를 통해 또 한 번 리스터들과 음악으로서 소통을 시도했다.
종현은 2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첫 정규 앨범 ‘좋아’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해 앨범 작업 비화와 감상 포인트, 컴백 소감 등을 전했다.
보통 쇼케이스에서는 신곡을 최초로 선보이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일반적. 종현 역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는데, 이보다 더 소중한 시간은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 직접 곡을 쓰고 노랫말을 붙이는 ‘싱어송라이터’로 불리는 만큼 자신의 깊이 있는 생각을 취재진에게 막힘없이 전달했다.
다음은 종현과 나눈 일문일답.
-싱어송라이터라는 평가에 대한 생각은?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건 물론 기분 좋다. 계속해서 음악을 해나아갈 사람이니까 그런 시선만을 의식하기보다는 제 길을 천천히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위 부담감은 없나.
▲대중음악하는 사람들은 다 같은 고민을 할 것 같다. 물론 고민도 있었고 지금 제 상태에서 그런 걱정 없다고 생각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 다만 음악을 하는데 있어서 그런 걱정이 큰 영향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1등을 하고 순위가 높으면 감사드리고 행복하겠지만 제가 원하는 건 아니다. 제가 원하는 건 저 스스로 즐거운 음악을 하는 것이다. 기분이 신난다는 의미를 떠나서 제 감정을 온전히 내포하고 있는 음악을 계속해서 하고 싶다. 순위를 너무 많이 생각하고 휘둘리다 보면 내 감정과 세계관보다 다른 걸 담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정규 앨범을 발매한 소감
▲이번 앨범을 하면서 ‘이제야 정규 앨범이야?’라는 생각을 했다. 그전에 여러 가지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까 앨범 준비하면서야 깨닫게 됐다. 정규앨범을 만들자고 생각하고 움직였다기보다는 앨범의 콘셉트에 맞춰서 좋은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싶었다. 회사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좋아’라는 곡이 뿜어내는 시원한 분위기가 계절감과 많이 어울린다고 말씀해주시더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계기는 제가 이곡을 좋아하는 티가 많이 났나보다.
-이번 앨범은 프로듀싱을 하지 않았다.
▲소품집 같은 경우는 작사작곡과 관련해 전부 다 제가 했다. 소품집이라는 타이틀이 있었기 때문에 어쿠스틱한 악기를 많이 넣을 수 있었는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곡을 표현하기 좋은 적합한 분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프로듀싱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살짝 밀려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것이 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프로듀싱 욕심은 없다. 재밌고 즐겁게 작업했던 것 같다.
-스스로 평가하는 앨범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5점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내 손을 떠나면서 아쉬움이 더 많은 것 같다. 이전에는 7.5, 8.5점이었다가 2점 정도가 떨어졌다.(웃음)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다음 앨범을 만드는데 있어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잘 간직하려고 한다.
-정규 1집 세계관에 대한 설명
▲한 명의 캐릭터가 그리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마음을, 사랑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다루려고 했다. 달콤한 남자, 위트 있고 능글맞은 남자처럼 보이고자 했다. 예를 들면 저는 아니지만 종현이라는 캐릭터를 그려놓고 이 캐릭터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뭐라고 말하면서 대시할까를 표현하기도 했다. 상상 속의 캐릭터를 구체화시키는, 그 캐릭터를 연기해 나가는 앨범이 됐던 것 같다.
-같이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
▲딘이라는 친구다. 사실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서로 바빠서 작업을 못하게 됐다. 또 요즘 워낙 핫하지 않나. 나중에 좋은 기회가 있으면 재밌는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곡을 주고 싶은 가수는 누구인가
▲행복한 고민이다.(웃음) 저는 레드벨벳이나 SM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댄스곡을 주고 싶다. 그런 아티스트를 생각하면서 쓴 곡이 제 컴퓨터에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푸른밤 종현입니다’ DJ는 계속할 것인가
▲DJ 활동이 솔로 활동에 지장을 주진 않을 것 같다. 제 인생에 여러 가지 터닝 포인트가 있었는데 DJ를 하게 된 것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얻을 수 있던 것도 많았고 모르던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게 되거나 해외 뮤지션의 소식을 접하기도 수월해졌다. 한국 활동하는 아티스트 분들의 라이브를 매주 들을 수 있으니까 음악 하는 입장에서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DJ라는 직업은 저에게 소중한 자리라 놓치고 싶지 않다.
-활동 각오
▲정규 1집이 나왔다. 되게 열심히 준비했다. 재밌고 즐겁게 작업했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만든 곡은 한 곡도 없다. 들어주신 분들도 행복하고 즐겁고 웃으시면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과 들으면 좋은 앨범인 것 같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