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던 말은 이제 옛말인 듯싶다. 그룹의 색깔로만 음악을 선보여 왔던 아이돌그룹은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솔로 활동을 통해 개개인의 색깔도 살리면서 팬들에게는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보이그룹 샤이니는 데뷔한지 9년차 아이돌이다. 그동안 참 많은 아이돌들이 생겨나고 재결합하며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지만, 아이돌시장에서 샤이니가 차지하는 영역은 독보적이다. 꾸준히 샤이니만의 독특한 색깔을 어필하며 ‘샤이니스럽다’는 표현을 스스로 만들어내면서다.
그룹이 독특한 색깔을 띠고 있다 보니 오히려 그 안에서 멤버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기란 더욱 어렵고 고민이 될 터. 그러나 샤이니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가장 잘 사용하고 있는 그룹 중 하나가 됐다. ‘샤이니의 누구’라는 점을 떼놓지 않고서도 개개인의 콘셉트가 확실하다.
종현은 팀의 베이스(Base)다. 이는 지난해 초 종현이 처음으로 선보인 솔로 미니앨범 1집의 이름이기도 하다. 샤이니가 보여주는 음악적 색깔의 지지대라고 봐도 무방할 텐데, 종현이 가진 작사작곡 능력은 더욱 탄탄한 지지대를 만들게 됐다. 실제로 그는 샤이니 앨범에 수록된 다수의 곡을 작업했다. 나아가 같은 소속사 후배인 엑소의 노래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타 소속사 아티스트인 이하이, 아이유, 김예림의 선택을 받으면서 그 능력을 널리 인정받았다.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고민을 한다고 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에 관한 고민이다. 종현 역시 신곡을 선보인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차트 성적과 관련한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곡을 쓰고 노랫말을 붙이며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성적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음악을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자신이 진정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 그가 바라는 목표였다.
차트 1위 만을 위해 노래를 하는 게 아닌 것처럼,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곡을 만들면서 싱어송라이터 호칭을 얻어낸 것은 분명 아니다. 데뷔 8년차가 돼서야 비로소 자신의 앨범을 낸 진지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던가. 싱어송라이터는 누가 붙여준 이름도 아니다. 노래 제목처럼 ‘좋아’서 하다 보니 쌓인 평가다. 자연스럽게 싱어송라이터가 된 종현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