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의 이런 ‘구여친’이라면, 정말이지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을 것 같다. 딱 봐도 청순하고 섹시하기까지 하다. 얼굴과 몸매는 물론 스타일까지 여성들의 워너비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정려원, ‘커피프린스 1호점’의 채정안, 최근 방송 중인 ‘또 오해영’의 전혜빈까지 보기만 해도 아련한 로맨틱코미디계의 ‘구여친’ 3대장을 꼽아봤다.
◇“우는 것도 예뻐요”..‘내 이름은 김삼순’의 유희진(정려원 분)
전설의 주차장 눈물신을 기억하는가. 이는 역대 로코 드라마 중 수작으로 꼽히는 MBC ‘내 이름은 김삼순’(2005)에서 탄생한 정려원을 대표하는 신이다. 그녀가 연기한 유희진은 현진헌(현빈 분)의 전 여자친구. 외모 빠지는 것 없고, 머리도 좋고 부모님은 의사다.
준재벌 2세인 진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으나 설명도 없이 한국을 떠나면서 진헌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사연도 있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 떠났던 것. 살아서 돌아왔지만 냉담한 진헌의 반응에 눈물 마를 새가 없었다. 이 여리여리한 분위기는 남성들의 보호본능을 한껏 자극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 어떻게 이름도 한유주(채정안 분)
‘내 이름은 김삼순’을 잇는 로맨틱코미디 MBC ‘커피프린스 1호점’(2007)에도 전 여자친구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바로 한유주. 어떻게 이름도 한유주일까. 그의 웨이브 진 긴 머리는 ‘여신 머리’라고 불리며 여성들의 워너비가 됐으며, 당시 선보였던 메이크업이나 의상은 시간이 흐른 지금 봐도 세련되기 그지없다. 이처럼 돌이켜 보면 ‘어장관리녀’(정작 사귀진 않지만 여러 남자를 사귈 것처럼 관리한다는 뜻)였던 것을 잊었을 정도로 그녀의 스타일에 푹 빠졌었다.
유주는 최한성(이선균 분)의 전 여자친구지만, 최한결(공유 분)과는 애매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어디 한 군데 정착하지 못하는 그녀 때문에 한성은 상처를 받았고, 한결은 혼란스러운 시절을 보냈다. 이 애매한 태도에 분노의 목소리도 물론 있었지만, 유주는 쿨한 성격과 세련된 스타일로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도 듬뿍 받았다.
◇“오해해서 미안해요”..‘또 오해영’의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
오해해서 미안했던 예쁜 해영도 있다. 인기리에 방송 중인 tvN ‘또 오해영’(2016)에서 해영은 박도경(에릭 분)의 전 여자친구다. 결혼식 당일 나타나지 않아 도경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줬다. 동시에 그냥 오해영(서현진 분)에게는 학창 시절 존재만으로도 열등감을 줬던 인물. 그는 집안도 좋고 머리도 좋고 외모도 뛰어났으며 성격까지 좋아서다.
예쁜 해영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왜 그가 결혼식 당일 나타나지 않았는지가 설명됐다. 해영의 부모는 결혼과 이혼, 재혼을 밥 먹듯이 했다. 이에 도경의 모가 해영의 자존심을 깎아내려가면서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시청자들의 분노는 도경의 모를 향했다. 그런 도경의 모에게 복수하고자 충동적으로 도경에게도 상처를 주고 만 것. 이로써 그녀의 과거 행동을 이해하게 했고, 해영은 시청자들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 besodam@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