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유상무가 방송가에 잠정 하차를 선언했다.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그가 출연하던, 앞으로 출연할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23일 tvN 측 한 관계자는 OSEN에 “유상무가 ‘시간탐험대’ 이번 시즌에서 하차한다. 24일 진행되는 촬영부터 참여하지 않는다”며 “‘코미디 빅리그’도 당분간 촬영이 없다”고 밝혔다. ‘시간탐험대3’ 2회분(5월25일, 6월1일)과 ‘예림이네 만물트럭’(5월25일) 녹화분 모두 유상무 출연 분량을 최대한 편집한다.
유상무는 또 KBS2 새 예능 ‘어느 날 갑자기 외.개.인’에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KBS 측도 이날 논의 끝에 잠정 하차를 결정했다. 진행된 촬영분량은 최대한 편집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이 일정 기간 활동 중단을 선언하는 것은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됐다. 유상무는 지난 18일 일반인 여성 A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유상무 측은 이날 새벽 여자친구 A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일어난 단순한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A씨가 당일 새벽 3시께 경찰에 신고했다가 취소했고, 5시간 30분이 지나고 나서 입장을 바꿔 또 다시 유상무를 성폭행 가해자로 신고해 논란이 재가열됐다. 유상무 측은 경찰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악의적인 비난과 무분별한 의혹 제기는 자제해달라는 입장이다. 수사에 돌입한 경찰의 공식 브리핑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유상무 측도 이날 이후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경찰의 정확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유상무를 비난할 수 만은 없을 터다. 그에 대한 동정여론도 있다. 그러나 대중의 박수가 하루아침에 싸늘한 냉소로 돌아서고 있는 이 시기에 그가 방송에 얼굴을 내밀고 웃고 떠들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방송사 측은 유상무의 하차 앞에 잠정이란 전제조건을 달았다. 잠시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추겠다는 얘기다. 당장 맡고 있는 프로그램들에서 하차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격한 감정을 달래고 기억에서 떠날 때까지 조용히 있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간이 지나면 시청자들은 이번 사건을 망각하고 유상무를 반갑게 맞게 될 것이다. 방송사측은 그가 충분히 반성했으니 프로그램에 출연해달라고 간청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여느 연예인들처럼 언젠간 다시 방송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물론 그 어느 누구도 하차-복귀를 강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인기 개그맨으로서 성숙한 자세를 갖게 되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