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장근석과 여진구가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형제의 눈물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아팠는데,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눈물 흘리는 모습까지 달랐던 두 사람의 연기 내공에 시청자들도 숨을 죽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 17회에서 이인좌(전광렬 분)는 처형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 순간 숙빈 최씨(윤진서 분)가 세상을 떠나면서 형 집행이 미뤄지게 됐다. 이인좌 역시 대길과 마찬가지로 천운을 타고난 사나이임이 입증되던 순간이었다.
앞서 숙빈 최씨는 대길(장근석 분)과 연잉군(여진구 분)에게 "서로 믿고 도와라. 세상 누구보다 가까운 형제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리고 '걱정 말아라. 내가 죽어서도 너희 두 사람을 지켜주겠다'라고 속말했다. 이는 숙빈 최씨가 형제에게 전한 마지막 말이었다.
연잉군과 대길은 숨을 거둔 숙빈 최씨 앞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연잉군은 끝없이 눈물을 흘리며 연신 슬픔을 토해냈다. 여진구의 오열은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 아들이 되어서도 상주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 또 한번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눈물을 떨굴 수밖에 없었던 것.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끝없이 눈물을 흘리는 여진구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더욱 강인해질 군주, 연잉군을 기대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대길 역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대길은 숙빈 최씨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이제 겨우 만났는데. 살갑게 웃어 보지도 못했는데. 어찌 이리 빨리 가십니까. 어머니'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눈물을 떨구며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드러내면서도 옆에서 오열하는 동생을 한 번 바라본 뒤 애써 속으로 감정들을 꾹꾹 눌러담는 대길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형으로서 그가 얼마나 많이 인내하고 있는지, 또 그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자, 장근석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 빛이 났던 장면이다.
어머니를 잃은 두 형제 대길과 연잉군이 유언대로 서로의 손을 잡고 공공의 적인 이인좌를 옥죌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대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