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과 그의 그림을 대작했다고 주장하는 송 화백(60)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조영남 대작 논란을 다뤘다. 작가가 아이디어를 주고 조수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미술계의 관행인지, 아니면 관행으로 용인되지 않는 사기 행위인지가 쟁점이다.
조영남은 앞서 16일 대작 논란에 휘말렸다. 송 씨가 지난 2009년부터 자신이 그림을 대신 그려왔다고 주장하면서다. 그는 故 백남준 밑에서 일했던 조수이며 28년 동안 뉴욕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고 알려졌다.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건 뉴욕에서였고 한국으로 온 송 씨는 지낼 곳이 없어 조영남 집에 머물렀다고.
양측의 의견은 엇갈렸다. 조영남은 대작 논란에 대해 “내가 눈이 침침해서 그 친구는 디테일한 걸 그린다. 화투 쪽 그림을 부탁했다. 시간이 촉박해서 몇 점을 그려오라고 소속사 대표가 송 화백한테 찍어서 보내면 그려온다. 조수, 알바 그런 개념이다. 헬퍼, 어시스턴트 개념. 일에 대한 보수는 알아서 (준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즉, 조영남의 주장은 미술계 관행이라는 것. 그는 “어시스턴트 쓰는 건 일반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조수 다 해봐야 3~4명인데 이렇게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미술로 이런 큰 논란이 일어나는 건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조영남 소속사 대표는 현재 조영남의 상태에 대해 “왜 인터뷰를 못하는지 아냐. 지금 너무 충격을 받아서 말을 못한다. 위트 있는 조영남 씨가 정신이 멍해 있다”고 밝혔다.
송 씨의 의견은 달랐다. 그에 따르면, 8년 동안 300여 점 대작했다. 검찰은 이중 10점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송 씨는 “빈 컨버스를 가져왔다. 아무 것도 안 그렸다”며 “(조영남은)서명하는데 그림 위에 하얀 물감 이용해서 살짝 칠한다. (그림값은)10만 원도 안 쳐줬다. 차비도 안 주고 성질을 냈다”고 지금까지의 상황을 밝혔다.
작품 중 하나인 ‘여친용갱’에 대해서는 “연예인 사진 받으면 그 사진을 합성해서 내 아이디어로 꾸민 거다. 조영남은 아무 것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이 그려본 것은 열 점, 스무 점까지도 그렸다. 똑같은 그림을 그려놓아야 주문하면 다른 곳에서 또 전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씨는 2009년 이후로 조영남 작품에 변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투장을 오려 붙이니 잘 안 사갔다. 오리지널로 내 그림으로 그리니까 팔리는 거다. 옛날에는 판로가 별로 없었다. 내가 그린 이후로 그림이 잘 팔렸으니까. 나를 이용한 거다”고 말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리얼스토리 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