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목해 봐야할 만한 젊은 싱어송라이터가 있다면 그네(양경모)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2014년 미니앨범 '캠퍼스(Campus)'를 시작으로 2015년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등을 발매하며 조금씩 자신의 색깔을 진하게 내고 있는 1인 프로젝트 싱어송라이터. 조용하지만 강하게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그네(양경모)가 세 번째 미니앨범 '중앙도서관'으로 돌아와 다시금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가 지난 11일 발매한 '중앙도서관'은 서정적인 가사와 음악으로 '순수청년'으로 불리는 그의 모습과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미니앨범에는 '절교'(Vocal 한수연), '맺음말'(Vocal 양경모), '책장과 책장사이', '중앙도서관'(Vocal By 이민아)등 총 4곡이 수록돼 있다. '너 와나'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앨범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음원차트에서도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1인 프로젝트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에서 토이(유희열)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그네가 지향하는 목표점이자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유희열이다. "학창시절 토이 앨범이 나오면 듣기도 전에 쿵쾅거렸던 그 설렘과 기대가 아직도 남아있어요. 누군가 제 음악을 그렇게 생각해 준다면 정말 좋겠어요."
'중앙도서관'은 친근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생경함을 주는 단어다. 노래는 도서관에서 피어난 커다란 마음을 끝내 펼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았다. 앨범의 전체적인 주제를 설명한 도서관이란 공간은 그가 상상하는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 공간. 실제로 책을 많이 좋아하는 본인의 취향이 담겨져 있다. "도서관이란 타이틀이 이번 음악들의 포괄적인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커다란 공간 중앙도서관이란 이름을 짓게 됐죠." 미니앨범 '캠퍼스'와도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캠퍼스보다는 책에 더 초점을 더 맞췄다고.
"각기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노래였으면 좋겠어요. 도서관이지만, 도서관은 가본 적 없는 분들에게는 카페가 될 수도 있겠고요." 실제 캠퍼스에서 알콩달콩하는 로망이나 경험이 있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사실 캠퍼스에서 벚꽃이나 잔디밭 같은 로망은 건혀 없었고 오히려 음악적으로 많이 푼 것 같아요"라며 웃어보였다.
전작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는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의 SNS 추천으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정말 놀랍고 감사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검색어에도 오르면서 정말 기뻤어요. 노래를 좋게 들어주신 것에 대해 무엇보다도 감사했어요. 이 앨범을 준비하던 시간에 솔직히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이 생기더라고요. 당시 음원시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제 딴에는 굉장히 큰 반응을 얻었던 곡이거든요. 이번 앨범 노래들이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했는데, 그 곡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그런 걱정은 결국 필요 없는 것이더라고요. 그 앨범은 그 앨범이고, 이 앨범은 이 앨범이고. 분명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고,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차근차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앨범 못지 않게 좋은 곡들만 모았다고 생각하니까 부담없이 끝나가는 봄의 맺음을 이 노래로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수록곡 '맺음말'은 타이틀곡으로 주변에서 많이 추천한 곡이기도 했다. 시원한 모던록 적인 요소를 가미한 노래. 청량한 느낌이 기존 그네의 노래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마음을 책으로 표현한 가사와 그네(양경모)의 담백한 음색이 조화를 이룬다. 맺음말이지만 어딘가 기분 좋은 느낌. 그는 "막상 끝을 알면 아쉬움이 덜할 수도 있지 않나. 덤덤하지만 아쉬운 느낌. 그러나 책이 아무리 좋아도 마지막이 있듯이, 슬픈 느낌으로 하고 싶진 않았다"라고 이 노래에 대해 설명했다.
착하고 순수한 음악. 듣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실제로 그의 '음악관'도 '거짓말을 하지 말자'이다. "혼이 나건 일이 뒤틀리건 간에 솔직하게 말을 하자,란 주의에요. 그런 제 생각들이 곡에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하고요."
또한 그네는 자연스러움과 만족이 기운이 흘러 있다. 이건 물질적인 풍요와는 확실히 다른 문제다. 이번 앨범에 대해 "다른 분들께서 어떻게 들어주실 지 모르겠지만 스스로는 만족한다"라는 그는 일부러 다양한 음악을 들으려고 하지는 않는단다. "억지로 들으면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음악도 이해와 공감이 중요하잖아요. 좋아하지 않고 맞지 않으면 안 듣는 편이에요. 자연스럽게 끌리는 것을 찾죠."
"'그네의 음악은 00다?"란 질문에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제가 작곡가 중심의 음악을 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인데, '제 2의 토이'라고 해주시는 건 너무 과분한 찬사고요. 대신 온전한 그네란 스타일이 앞으로 더욱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란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음악이 굉장히 주관적이라 포괄적인 면에서 많은 대중에 만족을 주기보다는, '나의 시선'에서 100% 본인의 음악을 하고, 그걸 좋아해서 들어주는 리스너들을 기쁘게 해 주고 싶다고도 전했다.
"제 음악이요?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는 완벽한 색깔이라기 보다는 서서히 쌓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네'라고 했을 때 '아, 그 곡!'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대표 곡이 한 두개 정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나의 음악을 조금 더 자유롭게 펼칠 수 있을 만큼 들어주시는 분들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제 색깔이 이렇다'고 자신있게 말씀은 못 드리지만, 앞으로 '그네'라고 했을 알아주시는 분들이 생기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올해의 계획을 묻자 그는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곡을 많이 드리고 싶다"라며 다시한 번 웃어보였다.
돌연 '그네'란 이름의 뜻이 궁금했다. 그에게서는 "밀었다가도 다시 되돌아오는, 그런 음악"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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