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의 현실적인 조언이 '동상이몽'을 가득 채웠다. 쉽게 이야기하기 힘든 가정사임에도 불구하고 김구라가 담담하게 전한 속사정은 출연자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는 '술에 빠진 아빠' 때문에 걱정인 아들 경민 군이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경민 군의 아빠는 365일 중 건강검진 받기 전날만 빼고 매일 술을 마신다고. 그런데 한 번 마시면 기본이 5~6병이고, 가무까지 즐기다가 늦은 시간 집에 돌아와서는 엄마와 싸움을 했다.
엄마 아빠의 부부싸움으로 상처를 입는 건 경민 군이었다. 대화를 거의 하지지 않고, 어쩌다 말을 하게 되더라도 말다툼으로 이어지는 부모님이기에 혹시라도 이혼을 할까봐 두렵다는 것.
두 사람의 험악한 부부싸움은 마트 직원들이 함께 하는 회식 자리에서도 계속됐다. 결국 경민 군은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런 경민 군을 본 김구라는 그들과 비슷한 상황이라 더 짠한 마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예전에 동현이에게 불만을 얘기한 적이 있다. 어느 순간 깜짝 놀란 게 엄마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막 하다 보면 애 표정이 안 좋다. 그래서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애가 보고 느끼더라"라며 부모가 서로에게 험담을 하고 싸울 때 아이들이 얼마나 심적으로 고통을 받게 되는지를 설명했다.
이어 김구라는 "동현이가 엄마밖에 모르던 애였는데 어느 순간 엄마한테 뭐라고 하더라. 엄마가 잘못 한거라고. 그 때 애 엄마가 충격을 먹고는 그 뒤로 동현이를 무서워하더라"며 "그런데 아버님은 애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스튜디오의 모든 이들을 공감케 하는 말이었다. 또한 김구라는 경민 군의 엄마에게도 아빠 험담을 그만할 것을 부탁했다.
감수성이 예민할 중고등학교 사춘기 시절, 가정의 불화는 아이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경민 군의 아빠 역시 아들이 이렇게 힘들어하고 아파하는지 이번에 '동상이몽'에 출연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술을 당장 끊는 건 힘들지만, 평일에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며 약속을 했다.
모든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되고 관계가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아들을 위해 조금씩 양보를 하고 변화를 시도하다보면 화목한 가정이 될 가능성이 충분히 높아질테다. 그렇기에 경험에서 우러나온 김구라의 현실적인 조언이 그 어느 때보다 값졌다. /parkjy@osen.co.kr
[사진] '동상이몽'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