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또 오해영'은 지난 2005년 방송돼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을 마치 오마주한 드라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여자 주인공 이름을 제목에 차용한 점,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캐릭터 등에서 여러 유사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또 오해영'은 김삼순과 달라서 다행이다. 유사 구조를 '또 오해영'스럽게 비틀고 새로운 반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에서는 착한 오해영(서현진) 앞에 오해 때문에 헤어져야 했던 옛 남자친구 한태진(이재윤)이 나타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역시 박도경(에릭)의 오해로 인해 해영에게 이별을 고할 수 밖에 없던 태진의 등장은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감옥에 있던 태진은 무혐의로 풀려나 해영에게 "밥을 먹자"라고 했다. 해영은 태진이 헤어질 때 뱉었던 "니 밥 먹는 모습이 싫다"란 말에 가슴에 피멍이 들었던 터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김삼순(김선아)의 옛 남자친구 민현우(이규환) 역시 현진헌(현빈)에게 마음이 가고 있던 삼순 앞에 나타나 그녀를 흔들었던 바다. 다만 민현우는 태진과는 다르게 오해가 아닌 '배신'으로 헤어졌던 것이었고, 러브라인에 긴장감을 일으키는 역할이라기보다는 지질한 악역에 가까웠다.
'또 오해영'이 흥미로운 것은 이런 지점 때문이다. 사실 해영이 다시 태진과 잘 된다고 하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예쁜 오해영(전혜빈)과 도경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싫어서 미워서 헤어진 것이 아닌, 한 쪽이 말 못할 슬픔을 감당하며 오해 때문에 헤어진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는 것은 오히려 최고의 해피엔딩일 지도 모른다.
이렇게 '또 오해영'은 여러 커플의 당위성을 제시하며 삼순이와는 다른 딜레마를 제시한다. 김삼순과는 또 다른 결말을 상상해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 nyc@osen.co.kr
[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