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이 서현진에 현혹된 60분이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에서 박도경(에릭 분)은 오해영(서현진)을 향한 마음이 점점 커져만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눈앞에 안보이면 걱정되고,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과거 자신의 실수로 결혼이 하루 전에 파토났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밀어내고 밀어내보려 하지만, 밀려나기는 커녕 자꾸만 마음이 더 쏠릴 뿐이다. "이제 (좋아하는 것) 그만하려고 한다"는 오해영의 발언이 편할리 없다.
단순히 마음 만으로는 어쩔 수 없다. 자꾸만 머릿 속에서 보이는 의문의 영상 속 오해영의 모습은, 이제껏 모두 다 현실이 됐다. 그러니 뭐가 나와도 자꾸, 신경이 안 쓰일리 없다. 스쳤던 간판만 보고 위치를 찾거나, 주변 통화음만으로 해영이 있는 곳에 귀신처럼 나타난다.
도경의 신묘한 능력을 알지 못하는 해영의 입장에서는 "어디냐?"고 묻거나 '쨘'하고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는 도경의 모습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처럼 느끼는 게 당연하다. 웬만한 이성 사이라면 모두 다 그러니깐.
만취해 결혼을 하루 앞두고 파혼을 택한 남자가 내뱉은 "밥먹는 모습이 꼴보기 싫어졌다"에 상처입고,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 괴로워하는 오해영의 모습에 도경도 함께 괴롭다. 파혼남 한태진(이재윤)을 따라가 차로 받고, 주먹도 섞어봐도 괴로운 건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도경의 머릿 속에 등장한 두개의 미래. 하나는 영상 없이 차소리와 끔찍한 통증, 다른 하나는 오해영과의 키스다. 오해영과의 키스로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게 될지 궁금증이 생기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자동차 사고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회차다. 어쨌든 도경은 오해영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미끼'를 확실하게 물었다.
이제 겨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가며, 해피엔딩에 다가서려는 박도경과 오해영 두 사람의 미래가, 혹 '차사고'로 새드엔딩으로 돌아서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 단순 '초능력'이 아니라는 힌트가, 의외의 역대급 반전을 안겨주진 않을지 불안하다. / gato@osen.co.kr
[사진] '또 오해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