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지연이 '대박'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매회 놀라운 연기 성장세를 보여줬던 임지연은 끝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고, 이는 곧 향후 극 전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고됐다.
임지연은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에서 임금을 죽이기 위해 태어난 여인 담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거짓과 진실 앞에서 고뇌하고 성장해나가는 담서와 마찬가지로 임지연 역시 매회 일취월장하는 연기력을 보여줘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검술부터 가슴 시린 감정 연기까지, 팔색조 매력을 과시해온 임지연이기에 이번 죽음 하차는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 후 오로지 복수만을 꿈꾸며 살아왔던 담서는 대길(장근석 분)과 연잉군(여진구 분), 그리고 숙종(최민수 분)을 만나면서 자신이 믿었던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평생 스승으로 모셨던 이인좌(전광렬 분)가 자신을 속여왔음을 알게 된 것. 이에 충격을 받은 담서는 이인좌를 등질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도 가난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담서는 연잉군에게 왕자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일깨웠고, 대길과는 늘 대립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담서는 대길의 아버지 백만금(이문식 분)이 이인좌가 쏜 화살에 죽어가는 모습을 본 터라, 대길에게는 늘 빚을 진 마음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담서는 결국 이인좌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말았다.
지난 24일 방송된 '대박' 18회에서 담서는 정희량(최진호 분)에게 김체건(안길강 분)이 이인좌를 죽일 것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이에 담서는 이인좌에 칼을 들이댄 김체건 앞을 막아서더니 자신과 이인좌의 목숨값을 바꿨다. 자결을 한 담서에 이인좌는 분노하며 더욱 잔인한 성정을 드러냈고, 대길과 연잉군은 가슴 시린 눈물을 흘렸다.
임지연은 죽는 순간까지도 분노와 원망, 슬픔 등의 감정들을 애절한 눈빛과 표정 속에 적절히 녹여냈다.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미워할 수밖에 없던 세월이 너무나 무겁다. 이제는 그만두려 한다. 미워하는 것도 용서를 구하는 것도"라 말하며 죽어가는 순간이 안타까웠던 건 임지연이 그간 보여준 존재감이 상당했기 때문. 극 전개상 담서의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등장하는 순간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놀라운 연기 성장을 보여준 임지연이었다. 비록 담서는 죽었지만, 이것이 '대박'의 향후 전개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기대가 더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대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