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부작으로 기획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이 2회 분량을 늘린 18회로 종영한다고 알려지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즐겨보는 드라마가 한 주 더 방송되는 것에 기쁨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분량이 늘어나면서 불필요한 이야기가 추가돼 재미가 반감될 것을 걱정하는 시선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또 오해영’은 당초 계획에서 벗어난 18부작으로 안방극장을 찾게 됐다.
사실 ‘피리 부는 사나이’ 후속으로 편성된 ‘또 오해영’이 시작부터 이렇게 잘 되리라곤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계절의 여왕인 5월에 적합한 로맨틱 코미디로서 2030대 여성 시청자들에게 넘치지도, 또 모자라지도 않는 사랑을 받은 뒤 퇴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웬걸. 지난 24일 방송된 8회가 7.798%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제공·케이블플랫폼 가입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전 회가 기록한 6.6%보다 1.198%p 상승한 수치. 눈으로 확인되는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제작진은 연장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었을 터. 광고 수입도 수입이지만 대부분의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고 애를 쓴다. 시청률 수치에 따라 드라마를 연장하거나 조기 조영하는 일이 발생하는 이유다.
‘또 오해영’이 사랑받는 이유는 공감을 하게 만드는 남녀 주인공의 현실적인 대사들과 로코의 장르에 맞는 아름다운 영상미 덕분이다. 박해영 작가는 ‘올드미스 다이어리’ ‘청담동 살아요’ 등의 작품을 통해 나름 촉망받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지점을 알고 있는 듯보인다. 송현욱 PD도 ‘연애 말고 결혼’으로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연장이 결정되면서 일부 시청자들은 배우 에릭과 서현진의 달달한 장면을 더 볼 수 있다는 기쁨에 빠져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다. 길이길이 기억될 명작 로코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제작진이 결말 부분을 늘리는 게 아니라고 강력하게 밝힌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이날 tvN 측은 2회 분량을 연장하면서 앞서 편집될 수밖에 없었던 내용을 풍성하게 담고, 기존의 속도감을 그대로 살려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꼼꼼하기로 소문난 박해영 작가의 대본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넘쳤고, 송현욱 감독의 세심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 스태프의 디테일한 작업이 더해져 자연스럽게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작진의 말대로라면 연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기우다.
tvN은 그동안 멜로, 청춘, 수사물 등 장르극의 명가로 불리며 지상파를 위협하는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에 시청자들의 걱정을 뒤로하고 ‘또 오해영’의 연장을 선택한 것은 앞으로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혹여나 시청률이 떨어지고 관심에서 멀어진다면 ‘연장 실패’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닐 것이다.
사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이뤄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처음에 기대를 하고 시작했어도 실패할 수 있으며,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 예상 외로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그만큼 대중의 기호를 알아맞히기 어렵다는 말이다. ‘또 오해영’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purplish@osen.co.kr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