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보황’이라는 말은 그냥 탄생한 것이 아니었다. 배우 황정음에게는 ‘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그녀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작품을 볼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큰 믿음을 줘왔다. 그리고 2016년 새로 선보이는 작품인 ‘운빨로맨스’를 통해 황정음은 다시 한 번 ‘믿보황’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황정음은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지만, 그중에서도 최근 MBC ‘킬미, 힐미’(2015), ‘그녀는 예뻤다’(2015)로 2연타 홈런을 치면서 로코의 여왕으로 불리게 됐다.
그녀의 무기는 망가질 땐 확실히 망가진다는 것. 어느 여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겠냐만, 황정음은 캐릭터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에서는 또 어떤 매력을 펼칠지 많은 기대가 쏠렸던 바. 황정음은 극중 미신을 맹신하는 심보늬 역을 맡았다. 늘 부적과 소금을 소지하고 다니고 도사의 말이라면 그 어떤 말도 철석같이 믿게 된 사연이 그려졌다.
첫 회였던 만큼 캐릭터 설명이 내용의 주가 됐던 바. 보늬의 매력은 후반부로 갈수록 터졌다. 특히 동생을 살리려면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라는 도사의 말을 듣고 길거리를 헤매는 주사 연기는 ‘역시 황정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 술에 취해 전봇대를 향해 말을 거는 모습은 사랑스러웠고 로코답게 웃음을 줬다.
황정음의 장점은 코믹한 장면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눈물 연기도 주사 연기만큼이나 국보급. 보늬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었다. 자신의 운이 좋지 않아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친구들을 다치게 하고, 하나뿐인 동생마저 생명이 위급하게 됐다고 생각하면서 미신을 믿게 된 것.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흘린 눈물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울리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단짠을 오가는 황정음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시청자들에게 증명한 바. 지성, 박서준에 이어 류준열과의 호흡에서도 그녀 특유의 사랑스럽고 달고 짠 연기로 그 기대치에 부응할 예정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운빨로맨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