끗발 날린다. 절대 강자 없는 수목극 대전에 출전한 ‘운빨로맨스’의 기세가 대단하다. 웃음이 터지다가도 주인공들의 짠한 사연에 마음이 아파지는 한 편의 ‘단짠로코’가 탄생했다.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를 향한 기대치는 워낙 높았다. ‘믿고 보는’ 황정음과 올해 가장 핫한 신인 류준열이 만났다는 이유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시청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게다가 황정음은 ‘킬미, 힐미’(2015)와 ‘그녀는 예뻤다’(2015)로 2연타에 성공했을 만큼 MBC 수목 방송되는 로맨틱코미디에 유독 강했던 바. 이번에도 그녀의 ‘운빨’이 드라마의 성공 열쇠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여기에 류준열은 올해 초 tvN ‘응답하라 1988’ 이후 첫 드라마이자 첫 지상파 주연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집중시켰다.
지난 25일 베일을 벗은 ‘운빨로맨스’는 주인공 심보늬(황정음 분)와 제수호(류준열 분)의 첫 만남과 각각의 인물이 갖고 있던 과거 상처가 드러났다. 좋지 않은 상황으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호랑이띠’라는 운명의 실로 엮이게 됐다.
보늬는 자신의 타고난 불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다치고 특히 가족들은 목숨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신을 맹신하게 됐고, 죽음의 고비가 동생에게 다시 찾아오게 되면서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라’는 도사의 말을 실천에 옮기려 했다.
그의 대상이 된 것은 수호다. 수호는 보늬에게 구정물을 뒤집어쓰게 됐고, 이어 산업스파이로 의심하게 되는 등 좋은 첫 만남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을 겪었다. 다소 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그에게도 아픈 사연이 있는데 어린 시절부터 천재로 불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던 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드러난 두 사람의 성격과 상황으로 짐작하건대 보늬가 수호에게 더욱 적극적인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보늬는 수호가 호랑이띠라는 것을 알게 됐고 미신을 실행시키려면 반드시 그가 필요한 상황인 것. 황정음의 통통 튀는 연기로 이런 관계성을 얼마나 살려줄지는 보지 않아도 웃음이 지어지고 기대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여기에 보늬와 과거 인연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최건욱 역의 이수혁은 단 몇 컷만으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며 벌써부터 삼각관계를 예고했다. 이청아의 연기 변신도 돋보였다. 알파걸 한설희 역으로 출연, 도도하고 쿨한 매력을 뽐낸 것.
복수극과 음악드라마가 방송 중인 수목 시간대에 단짠로코가 출사표를 던졌다. 무엇보다 관전포인트는 지난 4월 KBS 2TV ‘태양의 후예’ 종영 이후 이탈한 수목드라마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느냐는 것. 과연 ‘운빨로맨스’는 수목의 새로운 절대 강자로 올라설 수 있을까. 끗발도 날리지만 뒷심도 강한 출연진들의 저력을 끝까지 믿어볼 만하다. / besodam@osen.co.kr
[사진] '운빨로맨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