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곡성’은 감독도 배우들도 정말 치열하게 찍은 영화다. 그런 만큼 나홍진 감독과 곽도원이 풀어놓은 ‘곡성’ 촬영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흥미진진했다.
◆ 기어서 숙소 계단 오르던 곽도원을 일으킨 것은?
곽도원은 ‘곡성’에서 산길을 오르고 또 올랐다. 주연 배우로서 대부분 분량에 등장하며 말 그래도 죽을 것 같이 연기하고 촬영에 임했다. 그런 곽도원을 일으킨 것은 반신욕이었다. 곽도원은 인터뷰에서 “온종일 촬영하고 나면 초주검이 돼서 기어서 숙소 계단을 올라가야 할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다음 날 계속 촬영이 이어지니까 저도 살아야 해서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게 바로 반신욕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반신욕을 하고 나면 괜찮아졌습니다. 저도 반신욕이 그렇게 효과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라고 피로해소에 반신욕을 추천했다.
곽도원이 매일 밤 초주검이 된 이유는 나홍진 감독의 탓도 컸다. 나홍진 감독은 “솔직히 곽도원 씨에게 미안하다. 하정우 씨를 기준으로 생각해서 ‘곡성’을 촬영했으니 곽도원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하정우랑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달리는 장면을 찍은 감독이 바로 나다. 지금 생각해보면 하정우는 정말 잘 달리는 배우인 것 같다. 30대 하정우와 곽도원을 비교하면서 촬영했으니 힘들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고 곽도원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 좀비 격투신을 일주일 동안 찍은 이유
‘곡성’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자 오랫동안 찍은 장면은 일본인의 집에서 박춘배와 곽도원의 친구들이 어떻게 보면 무섭고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러운 대결을 펼치는 신이다. 이 장면은 무려 7일 동안 찍었다. 곽도원은 “그 장면에서 우물을 가운데 두고 우물을 넘어가는 데 3일이 걸렸다. 가장 큰 문제는 빛이었다. 그 장소가 높은 지대였다. 하루에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5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박춘배 역을 맡은 길창규 선배가 보호장구를 하고 일주일 동안 맞아야 해서 고생을 정말 많이 하셨다. 일주일 동안 촬영이 끝나자마자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길창규 선배에게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나홍진 감독은 그 장면이 새로운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나홍진 감독은 “그 장면을 찍으면서 배우들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연기를 요구했다. 관객들이 반은 무서워하고 반은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배우들이 훌륭하게 그런 부분을 잘 소화해주신 것 같다”고 그 장면을 떠올렸다.
◆ 김환희의 엄청난 연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곡성’에서 여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종구의 딸인 효진 역의 김환희다. 사랑스러운 딸부터 소름 끼치는 모습까지 ‘곡성’을 ‘곡성’답게 만든 배우다. 곽도원은 “나홍진 감독은 환희를 대할 때 아역배우로 대하지 않았다. 나홍진 감독은 항상 ‘넌 아기가 아니야. 주연배우야’라고 환희를 진지하게 존중하면서 대했다. 그런 만큼 환희가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촬영했다”라고 나홍진 감독과 김환희의 연기를 칭찬했다.
나홍진 감독도 김환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홍진 감독은 “정말 연기를 잘한다. 아역배우가 아니라 배우다. 저도 그렇게 김환희를 대했다. 다른 아역 배우들과 달리 무엇을 하는지 알고 연기했다. 크게 될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김환희에 대해 언급했다./pps2014@osen.co.kr
[사진] OSEN DB. '곡성'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