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황정음과 로맨틱 코미디의 조합은 ‘진리’였다. 통통 튀고 발랄하고 유쾌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기분까지 ‘업’시켜줬다. 이와 정반대로 눈물 여기로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까지, 로맨틱 코미디 맞춤형 배우다.
황정음은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에서 미신을 맹신하는 심보늬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지난 25일 첫 방송에서 황정음은 기대했던 대로 맛깔 나는 로코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망가질 땐 확실하게 망가졌고 눈물을 흘려야 할 때는 확실하게 울었다. 사실 망가지는 것과 눈물을 흘리는 것 모두 황정음의 ‘전공’이라고 할 정도의 연기라고 할 수 있겠다.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망가짐의 끝판왕의 모습을 보여준 황정음은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을 더해 드라마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등 로코에 최적화된 연기를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도 황정음은 유쾌하면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보여줬다. 도사가 동생을 살리려면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라고 하자 미신을 맹신하는 캐릭터답게 술을 먹고 호랑이띠 남자를 찾아다니면서 나무를 향해 말을 시키는 주사연기는 웃음을 자아냈다. 한껏 혀가 꼬이고 눈이 풀어진 상태에서 전봇대와 나무에 말을 거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황정음만의 망가지고 러블리한 연기는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시트콤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연기 중 황정음이 윤시윤의 여자친구인 척 하며 혀 짧은 소리로 애교를 쏟아내는 연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연기다.
‘지붕 뚫고 하이킥’ 후 ‘자이언트’, ‘비밀’, ‘끝없는 사랑’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소화했지만 ‘킬미, 힐미’부터 특유의 로코 연기가 터졌다. 그리고 ‘운빨로맨스’에서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로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황정음은 사랑스러운 로코 연기뿐 아니라 ‘눈물의 여왕’이라고 불렸을 만큼 정반대의 연기도 탁월한 배우다. ‘비밀’, ‘끝없는 사랑’에서 눈물연기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황정음은 ‘운빨로맨스’에서도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동생이 발작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뛰어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동생을 살려달라고 비는 모습은 짠했다.
그리고는 동생을 어떻게 해서든 살리려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점을 보고는 동생이 아끼는 옷을 찾아 피를 떨어뜨려 산속에서 태우고 108배를 올리라고 하자 필사적으로 점쟁이의 말대로 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망가지는 연기부터 사랑스러운 연기, 거기다 눈물연기까지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필수는 연기를 모두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는 황정음. 황정음과 로맨틱 코미디의 만남은 언제나 ‘옳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운빨로맨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