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생민: “97년 9월이니까요.. 햇수로 올해 20년이 됐네요. 하하”
조충현: “‘연중’의 살아있는 화석이죠”
웬만한 직장이었다면 이사직까지 올라갔을 연차다. 방송인 김생민이 KBS2TV 연예정보 프로그램 ‘연예가 중계’에서 리포터로 활동해온지도 20년이 지났다. 프로그램의 역사는 그보다 10년을 더 거슬러 올라간다.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스타들과 사건 사고를 매주 현장에서 직접 만나며 쌓아온 내공을 감히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김생민은 연예 정보 프로그램계에서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안정적인 리포팅에 유머를 섞어 웃음까지 놓치지 않는 능력이 탁월하다.
또 주목해볼 한 남자가 있다. KBS 조충현 아나운서. ‘연예가 중계’에 발을 디딘지는 이제 막 4년차. 특유의 열정과 패기로 프로그램에 강한 활력을 불어넣는 리포터다. 현장에서도 즉흥적인 애드리브와 엉뚱한 발언으로 재미를 주기도 하는데, KBS 내부적으로도 그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생민은 그를 ‘차기 전현무, 조우종’으로 표현하기도.
‘연예가중계’ 30년을 맞아 살아있는 화석 김생민, 그리고 ‘젊은 피’ 조충현 아나운서를 함께 만났다. 그간 전하지 못했던 속내부터 '연예가중계'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방송에서처럼, 두 사람은 밝고 유쾌했다.
- 늘 인터뷰를 진행하셨는데, 인터뷰이가 돼 보니 어때요?
조충현(이하 조): "어색해요. 제 얘기를 한다는 게.."
김생민(이하 김): "저도 제 얘기를 하는 게 처음이라서 떨리고 어색하네요."
조충현: "아까 오시면서도 되게 긴장한 모습이더라고요"
- 연예가중계, 얼마나 됐나요.
조충현: "30년이 넘은 프로그램이죠. 거의 제 나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몸을 담은지는 4년이 됐네요."
김생민: "97년 9월이니까요..햇수로 올해 20년 됐네요. 하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조충현: "'연중'의 화석이죠.하하."
- 처음에 들어갔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김: "음..당시 연예가중계에 출연하고 계시던 선배 한 분이 빵꾸를 냈는데, 제가 대신 나가게 됐고, 그게 시작이었어요. 또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렇게 오래할 줄은 정말 몰랐네요."
조: "입사하고 지역근무 1년 다녀온 이후에 2013년 1월부터 시작했어요. 생민이형처럼 엄청난 경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아나운서실에서는 전현무, 윤인구 선배 계셨지만 그리 오래하지 않으셨거든요. 제가 4년차인데, 정말 아나운서 치고 오래한 거예요. 힘들게 살아남고 있습니다."
김: "아나운서계의 화석이죠."
조: "땜빵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고, 지역근무하고 왔는데 당시 그 자리가 공석이었고 제가 들어가게 됐어요. 지역근무를 마치고 들어와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연예가중계’였죠."
- 두 분 다 애정이 남다를 거 같아요.
김: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죠. 저희의 강점은 화면이 있고, 스타의 마음을 대중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편성 시간 때문에 보도가 늦더라도 그 사람의 눈빛과 말투, 마음, 정신을 대중분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 또 김생민만이 줄 수 있는 게 있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을 갖고 임하고 있죠."
조:"남다른 애정이 있고.. 앞에 형님도 계시지만, 정말 베테랑이시잖아요. 프로그램 식구들이 가족같이 잘 대해주고 그 안에서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함께 방송 하면서 느끼는 것도 있고 저에게는 정말 큰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죠."
-인터뷰 대상 선정과 섭외에 관여를 하나요?
김: "전혀 없어요. 그건 작가와 PD의 중요한 권한이기 때문에 까불 수가 없죠. 추천을 하거나 그러지도 않아요. 가만히 있는 노선을 택했죠. 20년 동안 한 비결일 수도 있겠네요. 어떤 부분에서 월 건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생방송, 아찔한 순간도 많았을 거 같은데
김: "대본이 안 나오는 게 가장 아찔하죠."
조: "방송 직전까지도 안 나올 때가 있어요."
김: "오후 6시까지 충현이가 콘서트를 취재하거나 그러면 그쪽에서 테이프를 오토바이로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는 뉴스라는 개념으로 빠르게 전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하는 것이죠. 우왕좌왕하면 설사 실수가 없더라도 모두가 초긴장 상태죠. 이런 게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매력일 수 있을 거 같아요."
조: "방송 전에 VCR을 보고 들어가야 멘트랑 합을 맞추고 하는데, 그럴 때는 보지 못하고 바로 날로 봐서 하거든요. 그런 합이 안 맞았을 때 작가 분들도 난리 나고..어휴..최근을 예로 들면 god콘서트도 있었고,..저희가 토요일 생방송이다보니까 토요일 있었던 결혼예식이나 그런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을 거 같아요."
김: "사람도 들어와야 해요. 20년 동안 한 서너 번은 오토바이 타고 들어왔어요. 일단 제가 들어와야 방송이 되니까요. 메이크업을 하고 옷을 입어야하는데, 취재가 7시 정도에 끝나면 방송 시작이 9시, 아슬아슬하죠. 과거 H.O.T나 젝스키스 공연 등이 그랬던 거 같네요."
- 아 참, 이정재 씨도 스튜디오에 나왔었죠?
조: "저는 이정재씨와 신현중씨가 포옹하는 모습이 짜릿짜릿했어요. 그 전에는 이정재 씨가 스타고 배우라는 거리감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볼 때는 그냥 ‘연예가중계’ 가족 같은 느낌이에요. 그 이후로 이정재 씨도 ‘연예가 중계’를 대하는 느낌이 다르고..그 때 좀 신기하더라고요."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joonamana@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