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만에 ‘심쿵’했다. ‘운빨로맨스’ 황정음이 만취한 상태로 류준열에게 입을 맞췄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놀라운 속도감으로 재미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로맨틱코미디의 전개는 악연으로 만나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것이 로코의 ‘클리셰’며 많은 드라마들이 이 전개를 따르고 있다. 이때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에서는 기본적인 전개를 따르면서도 예상치 못한 변주를 주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안정감과 색다름을 모두 선사하고 있다. 변주는 바로 2회 만에 이뤄진 입맞춤이었다.
‘운빨로맨스’는 동생의 죽음을 막기 위해 미신을 맹신하게 된 심보늬(황정음 분)와 타고난 머리로 게임회사 CEO가 된 제수호(류준열 분)의 로맨스를 그린다. 자석의 극과 극처럼 절대로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그려나갈 티격태격 로맨스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2회분에서는 보늬가 본격적으로 호랑이 사냥에 나섰다. 이는 도사로부터 동생을 구하려면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 호랑이띠 남자를 찾기 위해 먼 곳을 찾아 헤맸지만, 사실 운명이란 생각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즉 수호가 호랑이띠임을 보늬는 모른다는 것. 술에 취한 상태에서 수호를 만났던 걸 기억하지 못하면서다. 수호는 만취한 보늬에게 자신이 호랑이띠라고 말했지만, 기억하지 못했고 수호가 집 근처까지 바래다준 것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구토를 한 기억뿐.
위기는 곧 기회가 됐고, 또 운명처럼 인연으로 발전됐다. 수호가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건 보늬의 아이디어였고, 보늬가 동생을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건 수호였다. 그러나 좋지 않은 기억으로 만났기 때문에 관계가 발전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 바.
반전이 있었다. 보늬는 술에 취해 수호에게 입을 맞췄던 것. 그래서 수호가 아침에 눈을 뜨고 분노의 양치질을 했던 것이다. 이 일을 수호 혼자 기억하고 있다는 것도 설렘의 포인트 중 하나가 된다. 보늬가 그를 의식하기보다 먼저 그가 보늬를 신경 쓰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 2회 만에 훅 들어오는 ‘심쿵’한 에필로그는 시청자들을 환호케 하기 충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운빨로맨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