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펼쳐지는 마법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듀엣가요제’는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출연자들의 스토리텔링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로 인연을 맺고, 꿈의 무대를 이루는 것까지가 하나의 완성된 스토리를 매주 선보인다.
그러려면 일주일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이 시간 안에 파트너를 선정하고, 또 그와 함께 듀엣 무대를 꾸미기란 쉽지 않다. 무대와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 출연자들의 경우 긴장감을 토로하기도 한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강성아 PD는 “긴장을 해소하는 역할은 출연 가수들과 MC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3MC로 활약 중인 백지영, 성시경, 유세윤의 케미스트리(조합)와 각각의 역할은 프로그램을 이끄는 힘 중 하나다.
“MC 3명의 역할이 잘 분배돼 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음악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성시경 씨가 음악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있죠. 전문적인 멘트가 프로그램을 풍요롭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유세윤 씨의 센스는 현장 분위기도 살려주고 있어요. 방송에 안 나가는 부분조차도 세윤 씨가 담당하죠. 또한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이니까 그분들을 보듬어주고 심정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걸 백지영 씨가 잘 해주고 있어요. 지금 3MC의 합이요? 너무 좋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듀엣가요제’의 점수판은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그 자체. 노래를 부르는 내내 실시간으로 점수가 올라가고 노래가 끝나는 순간 최종 점수가 결정되는 형식이다. 최근 ‘무한도전’에서 웨딩싱어즈 특집을 통해 이 방식을 빌리기도 했다.
“방송의 재미를 위한 장치예요. 많은 음악프로그램 속에서 저희가 가져갈 수 있는 차별화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프로그램에 대단한 상금이 걸려있고 우승자에 데뷔할 기회가 주어지는 거였다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거예요. ‘듀엣가요제’는 잔치이고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뤄지는 축제라는 생각으로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점수는 물론 순서도 현장에서 결정된다.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함인 것. 이렇게 되다 보니 녹화 날에는 긴장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고. 의도한대로 녹화가 흘러가면 좋겠다만, 변수는 늘 생기는 법이다.
“매주 녹화를 진행하다 보니 일정이 빡빡해요. 1등이나 다시 보고 싶은 팀도 일주일 만에 다시 준비해야 하죠. 지금 많은 음악프로그램들이 격주로 녹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저희는 하나의 파트너를 찾아서 꿈을 이루기까지 완성된 스토리를 한 회에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빡빡하지만 이렇게 진행하고 있어요.”
궁극적으로 ‘듀엣가요제’가 꿈꾸는 목표는 무엇일까. 어떤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또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는 어떤 점에서 찾고 있을까. 강 PD는 거창한 꿈보다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답변을 내놨다.
“잘 알려진 가수들도 재조명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일반인 출연자 입장으로 보자면 꿈을 이룸으로써 ‘듀엣가요제’가 인생에 있어 행복한 기억으로 남으면 좋겠고요. 한 번 편집하다가 눈물이 난 적이 있었어요. 일반인 출연자들의 가족들이 앞에 앉아있는데 그분들이 글썽이시더라고요. 얼마나 이 사람이 꿈을 꿔왔는지 가장 잘 아는 분들이잖아요. 그렇게 몇몇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어쩌면 이렇게 출연했던 아마추어가 스타가 돼 가수로 다시 나오는 날도 일어나지 않을까. 누군가의 도움으로 꿈을 이뤘던 이가 다시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나온다면 연출자 입장에서 그것만큼 큰 보람도 없을 것이다.
“꿈같은 이야기네요.(웃음) 뿌듯한 일이 되겠죠. 만약 저희 프로그램이 계기가 돼서 다시 가수가 돼서 나온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네요.”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