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실이 되는 무대, ‘듀엣가요제’!”
MBC 예능프로그램 ‘듀엣가요제’에서 매회 방송을 시작할 때 MC들이 외치는 슬로건이다. 프로그램의 슬로건과 같은 이 말은 결국 제작진이 전달하고자 했던 궁극적인 메시지다.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일반인 우승자에게 엄청난 상금이 있거나 출연하는 가수에게 ‘가왕’ 타이틀이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우승보다는 꿈을 이뤄나가는 스토리텔링으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경연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경쟁이 주가 아닌 감동이 주가 되는 ‘듀엣가요제’. 이는 늘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위로하는 ‘힐링’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에 프로그램 연출을 맡고 있는 강성아 PD를 만나 제작의도를 들어봤다.
“프로그램 슬로건처럼 전달하고 있는 ‘꿈이 현실이 되는 무대’라는 말에 말하고자 했던 바가 다 포함된 것 같아요. 저희 프로그램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엄청난 상금이 있거나 가수 분들에게 가왕 타이틀을 달아주거나 하는 건 아니잖아요. 다만 한 번만이라도 무대에 올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가수 분들이 도와줘서 무대에 세우고, 그 사람의 꿈이 한 번 이뤄지는 걸 지켜보는, 그런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는 것이 메시지라면 메시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출연진들을 섭외하는 과정에서부터 고민을 많이 한다고. 결과보다는 일반인들의 꿈을 도와주고 함께 무대를 완성해나갈 의지가 있는지 여부가 가장 큰 포인트. 화제성을 위해 일반인들을 상대로 소위 ‘사연 팔이’하는 것도 없다.
실제로 산들의 파트너 조선영 씨는 과거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탄생3’에 출연했던 경험도 있고,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출연해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된 바 있다. 그러나 제작진은 프로그램에 이 점을 다루지 않았고, 선영 씨의 노래와 꿈에만 집중했다. 이런 배려가 있어 모두가 배경이 아닌 무대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선영 씨의 과거 방송 출연 경력이 드러난 건, 방송 후 네티즌들이 알아채면서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가능하면 인생의 굴곡 같은 건 어필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저 이 사람이 왜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지, 왜 그 사람의 꿈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은 것인지를 보여주려고 해요. 선영 씨 같은 경우도 그래요. ‘궁금한 이야기 Y’에 나온 건 보통 사람들이 겪기 힘든 많은 풍파를 겪었다는 뜻인데, 단순히 화제성으로 보자면 저희 프로그램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과는 상관없다고 판단해 배제했어요. 대신 선영 씨는 아들을 위해서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제작진은 아들과의 이야기만 부각했죠. 이처럼 무대와 꿈과 관련된 이야기만 풀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반인 지원자들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원자들도 ‘듀엣가요제’를 통해서라면 어떤 거창한 꿈이 아니더라도,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과 신중하게 접근해 줄 것이란 제작진을 향한 믿음이 있기 때문.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지원자들 사이에서 제작진과 가수들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터. 그 기준은 어떤 것이 있는지 물어봤다.
“파트너는 철저히 가수 분들이 직접 선택하세요. 제작진은 기본적인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 분들을 추려서 가수 분들에게 보내드리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전화를 해서 여쭤보기도 하지만 저희는 간단한 프로필과 동영상만 받는 거라 그 분이 어떤 꿈이 있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해요. 제작진의 개입 없이 가수 분들이 파트너를 선정합니다.”
바로 이처럼 무대 하나하나 우승이라는 결과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닌, 그 무대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연출자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점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일반인들이 주인공이 되는 경연이라는 점도 차별점이지만, 무대 하나하나의 색깔과 팀의 색깔이 묻어나는 게 다른 것 같아요. 물론 방송이 나가고 나면 우승자에 포커스를 맞춰서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프로그램 연출하면서 자부심이 있는 건 무대 하나하나 가수 분들이 파트너를 위해서 얼마나 맞춰서 준비해줬는지가 느껴져요. 참 마음이 따뜻해지지요. 이 점이 저희 프로그램이 다른 프로그램과 가장 다른 점이 아닐까요.” / besodam@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