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여행 예능이야?'
TV만 켜면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여행 예능이 넘쳐난다. '아버지와 나' 역시도 tvN이 선보이는 새로운 여행 리얼리티. 물론 출연자 7인의 폭이 넓고, '대세'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스타성 짙은 이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방송 전부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다.
더욱이 제작진은 앞서 나영석 PD와 호흡을 맞췄던 박희연 PD와 최재영 작가. 박희연 PD는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과 '삼시세끼-정선편' 당시 나영석 PD와 공동 연출자로 이름을 올렸던 바 있다. 결국 이번 '아버지와 나'는 나영석 PD 없이, 박희연 PD 홀로 '여행 예능'을 들고 자립을 하는 첫 관문인 셈.
이전 나영석 PD의 여행 예능이 '남다른 친분'으로 맺어진 절친한 멤버들의 여행이 관심을 불러모았다면, '아버지와 나'는 혈연으로 맺어져 있음에도 유독 어색함이 기본으로 장착된 부자(父子) 지간이 포인트다. 대화는 물론 성인이 된 이후 제대로 된 사진조차 단둘이 찍어본 적 없는 두 사람이 일주일간 외지에서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상상만으로 불편하다.
'아버지와 나' 박희연 PD는 27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어색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에서 프로그램이 시작됐다"며 "어색함이나 불편함에서 재미요소가 많이 나왔다"고 기획의도 역시 이같은 부자지간의 어색함에서 비롯됐음을 밝혔다.
'의외성'도 있다. 박 PD는 "그것과 별도로 어색할 줄만 알았던 부자 관계가 실제로는 닮은 구석이 많았다. 공통점이 많았다"며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아버지들은 자유여행을 주도하는 아들의 뒤를 따라 걸으면 격려를 많이 해주시더라. 그런 걸 보면서 (시청하는) 아들들은 '나도 아버지에게 저렇게 하는데', 아버지들은 '나도 아들에게 저렇게 하는데'라고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비슷한 포맷의 '위대한 유산'이 MBC에서 지난해 방영됐고, 해당 프로와의 차이점에 대해 "깊이가 다르다.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는 말로 충분한 차별선을 긋지 못했던 박희연 PD의 현장 답변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정훈, 에릭남, 로이킴, 바비 등은 각자의 여행 분위기를 전하며, 궁금증과 기대를 유발했다.
경상도 남자 특유의 무뚝뚝함이 묻어나는 김정훈-김순명 부자(뉴질랜드 여행), 시종 흥이 넘치는 '흥부자' 에릭남-남범진 부자(체코 여행), 생전 처음 함께 맥주를 마서봤다는 로이킴-김홍택 부자(라오스 여행), 그리고 친구처럼 설레고 즐거웠던 바비-김형식 부자(하와이 여행)의 이야기는 여러 에피소드가 전해지자, 공감과 웃음이 연신 현장에서 터져나왔다.
부득이 참석하지 못한 남희석-남성우(일본 삿포로 여행), 추성훈-추계이 부자(이탈리아 로마, 밀라노 여행), 윤박-윤정보 부자(스위스 여행) 등은 하이라이트 영상과 현지에서의 부자 사진으로 대신했다.
첫 방송은 오는 6월 2일 목요일 오후 11시. '아버지와 나'가 본방송으로 '또 여행?'의 식상함을 씻어내고, 특색 강한 신상 예능으로 합격점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 gato@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