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는 뻔한 관찰카메라를 넘어서 출연자들을 통해서 새로운 문화적인 것들을 담아내려고 애쓴다. 그 결과 크러쉬의 멍때리기 대회, 황치열의 솔로 캠핑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아냈다. 소재부터 연출까지 그 어떤 지상파 예능프로그램보다 앞서가는 모양새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크러쉬가 멍때리기 대회에 참가해서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과 오랜만에 국내로 돌아와 솔로 캠핑으로 휴식을 취하는 황치열의 모습이 그려졌다.
세련된 음악을 하는 크러쉬와 멍때리기 대회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멍 때리기라는 것은 낯선 것이고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단어다. 멍하게 있는 것을 대회까지 열어서 다룰 만한 것인지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멍 때릴 시간도 없이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에서 한 번쯤 멈춰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리고 ‘나 혼자 산다’는 멍 때리기라는 새로운 것을 크러쉬의 개인적인 성향과 엮어내며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결국, 재미라는 것은 의외의 것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솔로 캠핑을 떠난 황치열도 재미있었다. 솔로 캠핑은 최근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르르 몰려서 떠나는 과거의 캠핑과 달리 간단한 캠핑 장비만 챙겨서 산이나 계곡과 바다로 혼자서 훌쩍 떠나는 것이다. 황치열도 간단한 짐만 챙겨서 산속에 있는 캠핑장으로 떠났다.
다른 예능프로그램이라면 고급지고 아름답게 솔로 캠핑을 포장했겠지만, 황치열의 솔로 캠핑은 그렇지 않았다. 심심하고 따분하고 심지어 처량하기까지 했다. 황치열은 “힐링하러 캠핑을 와서 힐링한 시간은 도착해서 30분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며 “정말 힘들다”라고 솔로 캠핑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제대로 보여주며 신선한 재미를 줬다.
‘나 혼자 산다’가 앞서가는 방송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새로운 소재를 솔직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방송이기에 꾸미고 준비해서 완벽하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출연자에게 딱 어울리는 새로운 문화적인 흐름도 함께 담아내려고 애쓴다. ‘나 혼자 산다’의 재미는 새로움에서 나온다./pps2014@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