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들의 이야기도 봐주세요.'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그런데 아무래도 고현정과 조인성의 절절한 로맨스가 적은 분량에도 초점이 모아지는 듯한 분위기는 아주 조금은 아쉽다.
당초 '디어 아미 프렌즈'를 집필한 노희경 작가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며, 중국을 타깃으로 이른바 '팔릴 만한 작품'만 제작하는 현 드라마 시장을 꼬집었다. 그럴만도 했다. '디어 마이 프렌즈'의 주역들은 신구, 김영옥, 김혜자, 나문희, 주현, 윤여정, 박원숙, 고두심 등 작품 속에서 누군가의 부모로 나왔던 이들이 모두 주연으로 나섰기 때문.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디어 마이 프렌즈'가 방송된지 3주째다. 특별출연으로 알려졌던 조인성과 고현정의 모습이 매회 조금씩 등장하고 있어 흥미롭지만, 정작 스포트라이트가 그들에게 쏠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
남편을 잃고 홀로 사는게 힘겹고, 망상장애로 자살까지 결심한 조희자(김혜자), 믿었던 친구가 남편의 외도를 부추겼다는 의심으로 오랜 시간을 속상해한 장난희(고두심), 남편의 구박에도 오직 세계일주만을 꿈꾸며 버틴 문정아(나문희), 여전히 소녀처럼 풋풋한 오충남(윤여정), 큰병을 안고도 가발을 쓴 채 늘 웃는 모습의 이영원(박원숙) 등의 모습이 드라마 시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 말이다.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찡해지는 '엄마'라는 존재, 젊은이들에게 그저 무시되어서는 안 될 그들의 다양한 인생 이야기가 제작진의 바람과는 달리 대중의 관심을 얻어내지 못한 걸까.
이와 관련해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 관계자는 OSEN에 "조인성과 고현정의 슬픈 로맨스 역시 드라마의 한 부분이긴 하지만, 대부분이 거기에만 관심을 갖고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 우리가 진짜 보여주고 싶은 것은 황혼기 꼰대들의 인생 찬가"라며 "그들이 안겨주는 감동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전했다.
앞서 고현정은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발표회장에서 이같이 말했다. "배울 게 참 많은 멋진 꼰대"라고 "다가서지 않으면 젊은 사람들만 손해라고 생각한다"고. '디어 마이 프렌즈'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그려낼 꼰대들의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