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이 다시 한 번 클래스를 입증했다.
진심어린 노래로 축가의 의미를 살린 것은 물론, CD를 씹어 먹은 듯한 가창력은 과연 ‘갓적’이라고 불릴만했다. 유독 ‘무한도전’에서는 작아진 모습으로 유재석의 ‘음악 노예’로 불리던 이적이지만, 이제는 ‘음악 집사’ 정도로 승진할 자격이 충분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웨딩싱어즈 특집에서 이적은 멤버들과 함께 마지막 사연의 주인공을 찾아가 축가 이벤트를 선사했다. 앞서 약속했던 유재석·김희애의 축가에는 스케줄상 함께 하지 못했지만 감동적인 사연을 위해 합류한 것.
사실 이적은 이제 ‘무한도전’의 가족과도 같은 존재다. 지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특집을 통해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벌써 10회 이상 출석하고 있기 때문. 이에 멤버들 역시 이적을 게스트로 대하기보다 또 하나의 멤버처럼 편하게 대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유재석은 음악과 관련된 특집마다 등장하는 이적에게 ‘음악 노예’라는 호칭을 부여하며 굴욕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번 특집 역시 마찬가지. 결국 하하는 “원래 스케줄이 없냐”고 물었고, 이적은 “무의식적으로 목요일은 스케줄을 안 잡는다.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라고 답하며 ‘무한도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렇게 왠지 쉬워(?)보였던 이적의 친근한 모습은 축가를 통해 완전히 반전됐다. 이번 축가는 얼마 전 감전사고로 팔을 잃은 아버지를 위해 딸이 신청한 사연으로 이뤄졌는데, 이적이 ‘걱정말아요 그대’라는 노래를 통해 이를 위로한 것.
특히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그런 의미가 있죠’,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새로움을 잃어 버렸죠’와 같이 사연과 딱 떨어지는 가사 내용을 담담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절정으로 치닫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이적의 활약이 컸다.
이로써 4주간의 긴 여정을 마친 웨딩싱어즈 특집은 ‘무한도전’이 왜 국민 예능인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줌과 동시에, 이적이라는 가수의 진면목을 재발견하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제는 안 나오면 아쉬운 영원한 음악 노예 이적과 ‘무한도전’의 콜라보를 응원하는 바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