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시작한 12살 소녀와 제2의 사춘기를 시작한 50대 엄마가 있다. 비단결 마음씨까지 닯은 '붕어빵'모녀 희서 양과 방송인 이경애의 얘기다.
29일 오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개그우먼 출신 방송인 이경애와 그의 딸 희서 양의 이야기가 '환상의 짝꿍-이경애 모녀'라는 타이틀로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춘기를 시작한 12살 딸 소녀 희서와 갱년기에 접어든 이경애 모녀가 서로를 이해하고 때로는 갈등하며 삶을 꾸려가는 이야기를 소개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던 이경애는 "어머니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지고 정신을 놓아버렸다. 이후 자살시도만 5번을 하셨다"라며 "그때마다 '살아만 있어달라'고 엄마를 붙잡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경애의 자매들은 당시 어린 이경애의 속깊은 마음을 회상했다. 그의 언니는 "어렸던 경애가 난폭해진 엄마가 때리는 매를 오롯이 맞아냈다. 우리는 다 도망갔는데 경애는 도망도 안 가더라"며 "어린 나이에 자신이 매를 맞으면 엄마의 화가 모두 풀릴거로 생각했던거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유년시절은 불우했던 그였지만, 당시 어머니의 나이와 비슷해진 이경애는 딸 희서와 행복한 가정을 꾸린 후 자신의 삶에 만족해 했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여장부'처럼 살아온 이경애. 하지만 최근들어 갱년기에 접어들며 몸도 마음도 제멋대로라는 그는 딸에게 이유없이 분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경애를 닮아 넓은 마음을 가진 희서 양은 그럴 때마다 엄마의 잔소리를 꾹 참아냈다. 희서는 "엄마도 제2의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하더라. 잔소리를 안했으면 좋겠다"며 의젓한 면모를 보였다. 티없이 밝은 성격에 속깊은 마음까지 지닌 희서.
그런 희서를 바라보는 엄마 이경애는 "너무 어린 나이에 철이 든거 같아 미안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내가 벌어야 하니까. 강하게 키워야 한다"고 말하면서 결국 눈물을 보였다. /sjy0401@osen.co.kr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