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꼰대’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꼰대라고 불리는 이들의 삶을 리얼하게 그리며 다시 한 번 꼰대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선사했다.
사실 꼰대는 기성세대나 노인을 비꼬는 표현이다. 그저 이들은 답답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존재였다. 하지만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젊은이들 앞에서 ‘옛날에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꼰대들보다는 우리의 인생 선배 꼰대를 그리고 있다.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김영옥, 주현, 신구가 극 중 그려내는 어르신들의 얘기가 그렇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고 어떤 감성과 어떤 마음을 가슴 속에 가지고 있는지 들여다보면 젊은 세대는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 느끼는 바가 많다.
일부 시청자들은 우리 세대의 얘기가 아니라 지겹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삶이 딱 우리와 같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모습이 우리가 피할 수는 없는 모습이다.
노년에도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즐겁게 생활하고 고단한 삶 속에서도 서로를 진하게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모습을 보며 젊은 시청자들은 인생을 배운다.
지난 28일 방송도 그랬다. 이날 문정아(나문희 분)와 김석균(신구 분)이 가정폭력을 당한 딸을 보고 가슴을 치고 김석균의 부성애는 우리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생각나게 했다. 무뚝뚝한 아버지지만 딸의 상처를 알고 사위를 응징하는 석균, 사위에게 폭행당한 딸을 보며 가슴 아파하는 정아.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얘기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딸 순영이 남편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석균은 사위가 있는 대학교로 갔지만 오히려 폭행을 당했다. 석균은 피 흘리는 자신을 사진 촬영했고 사위의 차를 박살냈다. 또한 사위가 폭행한 걸 음성 녹취까지 했다. 그저 고집쟁이 할아버지에 아내를 구박하고 잔소리만 하는 할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딸을 생각하는 마음이 끔찍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우리 인생 선배 꼰대들의 얘기를 잔잔하게 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담아 전하고 있고 젊은 시청자들은 그들에게서 인생을 배운다. ‘디어 마이 프렌즈’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디어 마이 프렌즈’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