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릴보이가 새삼 대한민국 최고 래퍼 중 한 명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Mnet '쇼미더머니4'부터 JTBC '힙합의 민족'까지. 조용하지만 강하게 힙합경연프로그램을 섭렵한 뮤지션이다.
릴보이는 지난 27일 2회 연속 방영된 '힙합의 민족' 최종회에서 '할미넴' 이용녀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최다투표수를 얻었다. 결과는 최종우승.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2개를 품에 안게 된 릴보이는 어머니의 선물로 다이아몬드반지를 선물할 것이라고 우승소감을 전했던 바다.
릴보이의 우승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이유는, 그 자체가 한 편의 반전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릴보이는 재능 면에서 힙합씬에서 손꼽히는 래퍼이지만 이상하게도 '힙합의 민족'에서는 그간 순위 성적이 부진했다. 꼴찌와 하위권에서 맴돌던 릴보이를 보며 함께 등장한 래퍼들 역시 '어디가서 저런 평가를 받을 사람이 아닌데'라며 의아함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던 바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마지막에 빛났다. 하위권이었던 릴보이와 이용녀는 작정을 하고 나온 듯 훌륭한 무대 '동양허슬'로 보는 이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래퍼들 무대에서는 보기 힘든 사자탈춤까지 등장, 엄청난 시너지의 콜라보레이션을 만들어냈다.
특히 릴보이는 이용녀에게 제 옷을 입게 했다. 첫 소절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르지만, 본인의 매력을 가장 잘 발산하는 비주얼로 보는 이를 압도한 이용녀는 릴보이의 파워 래핑에 완벽 조화를 이뤄내며 우승후보로 꼽히던 문희경을 압도했다. 두 사람은 287점이라는 고득점을 받았다.
그간 부진한 성적에도 의기소침해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칼을 갈며 회심의 무대를 만들어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힙합경연 넘버원 래퍼라고 부를 만한 모습이다.
릴보이는 '쇼미더머니4' 당시에도 진정한 실력자의 모습으로 등장에서부터 시청자들의 큰 사랑를 받았던 바다. 지코, 박재범 등 많은 프로듀서들이 환호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던 것은 물론 그를 몰랐던 대중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당시 수많은 쟁쟁한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4강 문턱에까지 올랐다.
두 번째로 출연한 '힙합의 민족'은 보다 예능적인 요소가 강하기에 과연 릴보이가 잘 할 수 있을까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 예능감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임을 새삼 느끼게 했다. '쇼미더머니' 때는 래퍼로서 도전했고 '힙합의 민족'에서는 프로듀서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도전했다는 릴보이는 초반에는 할머니들에게 표를 받지 못해 꼴등을 하고, 밋밋하고 심심할 수는 있었지만 한 순간도 멋이 없지는 않았다.
릴보이 측 관계자는 '힙합의 민족' 우승에 대해 "마지막에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아서 본인이 굉장히 기뻐했다. 무엇보다 잘 따라주고 노력해주신 이용녀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릴보이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솔로앨범, 긱스앨범을 하반기 발매 목표로 동시에 함께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해 앞으로 펼칠 진짜 동양허슬을 기대케 했다. / nyc@osen.co.kr
[사진] '힙합의 민족' 방송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