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란 설아 누나가 막내 대박이를 지켰다. 가상의 실험이었을 뿐이지만 낯선 아저씨에게 "아저씨 저리가"라고 말하는 설아의 모습은 든든했다. 흉흉한 세상, 아빠의 걱정은 지켜보던 시청자들을 공감하게 했고, 아빠의 말대로 막내 동생을 지키는 누나의 모습은 어느새 한 뼘 더 자란 아이의 성장을 확인하게 했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가상의 상황을 준비하는 축구 선수 아빠 이동국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동국은 설아, 수아, 대박이를 데리고 놀이터에서 미리 계획한 모의 실험을 했다. 낯선 사람이 아이들에게 접근했을 때의 반응을 보고 싶었던 것. 실험을 해 줄 성인 남성은 놀고 있는 세 아이들에게 다가가 사탕을 줬고, 아이들은 아무런 경계나 의심없이 이 남자를 따랐다.
이를 지켜보며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은 이동국이었다. 그는 아이들이 낯선 사람이 주는 사탕을 받아 먹고, 심지어 경계없이 그를 따라가자 아이들에게 돌아와 "모르는 사람이 사탕 주면 받아도 된다고 했어요? 사탕은 아빠가 나중에 사줄테니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돼"라고 가르쳤다. 또 설아에게는 "설아야, 네가 주장이다. 모르는 아저씨 손 잡고 가면 돼요, 안 돼요? 낯선 아저씨가 대박이 놀러가자 그러면 돼요, 안 돼요?"라고 물으며 걱정을 드러냈다.
이어 즉석에서 지나가던 주민에게 부탁해 시작된 두 번째 실험. 역시 낯선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다가갔고, 아저씨는 "네가 대박이야? 아저씨가 대박이 데리고 가면 안 될까?"라고 말을 걸었다.
놀라운 것은 설아의 반응이었다. 설아는 "안 돼. 대박이 아빠 거야. 아저씨, 저리가", "(대박이는) 설아랑 같이 놀거야", "설아 사탕 안 좋아해. 아니야"라며 남성의 요구에 단호하게 대처했고, 비록 사탕 유혹에 넘어가 사탕을 받기는 했지만 동생을 지키는데는 성공했다. 사탕이 없다며 대박이에게 사탕을 사주겠다는 아저씨를 막아서고 동생 대박이에게 자신이 받은 사탕을 물리는 설아의 모습은 과연 누나다웠다.
앞서 이동국은 설아와 수아에게 항상 소외되는 대박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한 바 있었다. 아빠에게 동생 돌보기를 배운 지 반나절만에 두 아이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동생을 챙기며 의젓한 누나의 몫을 제대로 해냈다. 시간이 갈수록 뚜렷이 보이는 이동국 삼남매의 성장이 돋보이는 방송이었다. /eujenej@osen.co.kr
[사진]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