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고, 능청과 재치를 더한 입담을 과시하며 웃음을 선사하더니 이제는 눈빛 속에 애틋함과 서운함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여심을 들었다 놨다 한다. 남궁민의 로맨스에 이렇게 설레는 날이 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남궁민은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에서 낮에는 인권변호사,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살아가는 정의로운 남자 안단태를 연기하고 있다.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동네 편의점을 기웃거리는 단태는 넉살 좋고 능글 맞은 성격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데, 남궁민은 이런 단태를 제 옷 입은 듯 자연스럽게 연기해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한 몸에 얻고 있다.
이 드라마는 크게 단태와 공심(민아 분)의 티격태격 러브라인과 준수(온주완 분)의 잃어버린 형 준표와 얽힌 출생의 비밀, 이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남다른 동체 시력을 가진 단태는 우연히 준수를 구해주고는 자연스럽게 준수의 할머니(정혜선 분)와 인연이 닿아 준표 사건을 조사하게 됐다.
그리고 단태가 현재 열렬히 짝사랑하고 있는 공심은 준수의 아버지 비서로 취직을 한 뒤 준수를 향한 마음을 더욱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이미 단태는 공심이 준수를 좋아하고 있음을 알고 있고, 그래서 대놓고 질투심을 드러내며 둘 사이를 방해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9일 방송된 '미녀 공심이' 6회에서 단태는 일부러 깁스까지 하고는 꾀병을 부렸는데, 단태가 다친 것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한 공심은 온 정성을 다해 단태를 도왔다. 하지만 이것이 단태의 계략임을 알고는 또 길거리에서 단태의 머리를 쥐어뜯어 큰 웃음을 선사했다.
공심은 날이 갈수록 준수와 더욱 친해져갔고, 이 때문에 단태는 소외감, 혹은 섭섭함을 느끼게 됐다. 아픈 준수에게 병문안을 간 공심을 바라보던 단태의 눈빛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줘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잔망스러움을 대방출하던 단태와는 전혀 달랐는데, 남궁민은 애절한 눈빛 속에 단태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이날 방송 말미 공심에게 "내가 할 말이 많아요"라고 하는 단태의 지금껏 본 적 없는 진지한 표정과 말투는 앞으로 두 사람이 보여줄 러브라인, 혹은 단태의 짝사랑을 기대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전작의 악역 이미지를 모두 지워내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남자 안단태로 완벽 변신한 남궁민이 장난기를 지우고 당당하게 좋아하는 여자 앞에 선 한 남자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parkjy@osen.co.kr
[사진] '미녀 공심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