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리는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나 싱그러웠다. '파격적인 동성 베드신'이라는 선정적인 문구로 먼저 알려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하지만 '아가씨'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사랑, 속 시원한 복수극이 주를 이루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박찬욱 감독의 여주인공으로 뽑힌 신예 김태리의 가족들은 영화를 어떻게 봤을까?
김태리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OSEN과 만나 가족들이 VIP 시사회에서 영화를 다같이 봤다고 말했다. 특히 외할머니와 친할머니도 나란히 와서 손녀의 데뷔작을 관람했다고. 그는 "친할머니 외할머니 둘 다 오셨는데 외할머니가 연세가 많으세요. 많이 늦은 시간이고 힘드시지 않을까 해서 가족들이
청심환을 드렸다고 해요. 그걸 드시고는 그렇게 멀쩡히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해요"라고 설명했다.
할머니들은 손녀의 영화에 "고생했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어르신들이 보기 다소 어려운 영화일 수 있다는 말에 "손녀니까 그랬겠죠. 지금은 많이 보여드리려고 하는데, 티켓 끊어드리고 하는데, 아직 많이 영화를 접하지 않아서 드라마가 친숙해서 그런 이야기를 보는 데 힘겨워하시긴 해요. 아마 손녀 보는 재미로 보셨을 거에요"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처음 김태리가 대학에서 연극을 시작했을 때 가족들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하루는 온 친척들이 모여서 "동아리를 그만두라"고 종용하기도 했다고.
김태리는 "엄마는 별 말 안 했는데 다른 친척들이 불러모아서 저를 앉혀 놓고 동아리 때려치우라고 그랬어요. 그런데 제가 동아리 나가면 대학교에 친구가 없다고 해서 안 나갔어요.(웃음)"라며 "그럴 때 한 번 가족들의 그런 벽을 한 번 느낀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극단에서 공연할 때 가족들을 불러 왔을 때, 저한테 강경하게 연극 하지 말라고 했던 사촌언니가 미안하다고, 너무 보기 좋다고, 앞으로 잘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너무 응원해주셨어요."라며 지금은 모두가 '배우 김태리'를 응원하고 있다고 알렸다. /eujene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