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는 '아가씨' 촬영장의 막내였다. 김태리를 직접 뽑은 박찬욱 감독과 하정우, 조진웅, 김민희 등 선배들은 그의 주눅들지 않는 씩씩한 면을 칭찬해왔다. 그렇지만 실제 김태리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해도 숙소로 돌아와 마음을 졸였을 때가 많았다고 했다. '잘 하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은 그를 늘 괴롭혔고, 혼자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단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됐던 것은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되뇌었던 자신만의 마인드 컨트롤과 기라성 같은 선배들의 응원이었다.
김태리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OSEN과 만나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는 "민희 언니랑은 붙는 신이 많아서 언니는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 편안했어요. 정우 선배, 진웅 선배는 가끔 멀리서 촬영장에서 쳐다보고 있거나 그러면 눈이 마주치면 윙크를 한 번씩 해주세요. 그게 마음에 위안이많이 되면서, 긴장이 사르르 풀리면서 '내가 일원이구나'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라고 선배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두 남자 선배가 다정하게 그를 응원해줬다면, 대선배인 김해숙은 도움이 될만한 많은 이야기들을 해줬다. 밤을 새야하는 촬영장에서는 함께 기다려주기도 했다고. 김태리는 "해숙 선생님은 첫 촬영에 밤을 같이 새셨어요. 제가 해 뜰 때까지 하는 신인데 기다려주셨어요. 나중에야 선생님이 계시다는 걸 발견했고, 너무 감사했죠"라며 "일상적 얘기를 많이 해주시고, 앞으로 네가 견뎌야 할 것, 배우로서의 삶, 감독님에 대한 얘기, 그런 걸 많이 해주셨어요"라고 말하며 다정했던 '해숙 선생님'을 떠올렸다. /eujene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