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는 왜 김민희였을까? 영화를 보고 난 이들은 그 이유를 명확히 알지는 못해도, 김민희의 '아가씨'가 참 매력적이라는 점에는 동의할 것이다. 박찬욱은 하얀 장모종 고양이를 보고 영화 속 김민희의 콘셉트를 잡게 됐다며 작품을 통해 표현된 특유의 개성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영화 속 김민희의 이미지 콘셉트에 대해 "나는 (김민희에 대해) 하얀 고양이를 생각했다. 장모종 고양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은 흑백으로 찍힌 하얀 고양이 사진을 하나 보여주고 난 후, "이 고양이의 모습을 따와 김민희에게 입힌 것"이라며 밝은 색상의 기모노를 입은 매혹적인 김민희의 사진을 보여줬다.
실제 김민희가 맡은 아가씨 히데코는 영화 속에서 고양이처럼 나른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로 묘사됐다. 하녀인 숙희 뿐 아니라 여러 인물들을 매혹할 정도로 마성의 매력을 가진 캐릭터.
박찬욱 감독은 영화 속 동성애자 역을 맡은 김민희가 김민희였기 때문에 잘 어울린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누가 동성애자로 더 어울리는 건지는 모르겠다"며 "극 중 히데코는 원래 그런 사람일 수도 있고, 강요된 독서에 의해서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을 수 있다. 나는 거기에 대해 판단을 갖고 있진 않다. 둘 다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찬욱 감독은 동성 커플을 뽑기 위해 한 쪽을 남자 역할, 한 쪽을 여자 역할이라고 정해놓고 배우들을 캐스팅하지 않았다며 "김민희가 정해졌으면 상대 숙희는 김민희와 대조적인 뭔가를 기준으로 찾은 게 아니다. 연기 잘하고 예쁘면 되는 거였다"고 자신이 갖고 있었던 명쾌한 캐스팅 기준을 밝혔다. /eujene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