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지각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말에 천만 원 기부까지 내걸었다. 아침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DJ들에게 지각이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일 중 하나. 그러나 절대로 지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동시에 만약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선행을 통해 청취자들에게 사과하겠다는 의미로 화끈한 공약을 내건 것이다. 이것이 MBC 표준FM ‘굿모닝 FM’(매일 오전 7시~9시)의 새 얼굴 방송인 노홍철이 방송에 임하는 자세다.
노홍철은 30일 오전 7시 ‘굿모닝 FM’ 첫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친한 친구’ 이후 5년 만에 MBC 라디오로 돌아온 만큼 긴장감을 토로했다. 전날 밤 잠도 제대로 못 들었다고. 부담감을 털고 자신답게 진행을 맡아보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후인 이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 열린 2016 MBC 라디오 춘하계 개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FM4U ‘별이 빛나는 밤에’(매일 오후 10시 5분~12시)의 새 DJ 강타, ‘좋은 주말’(주말 6시 5분~10시)의 새 DJ 이윤석, ‘재미있는 라디오’(평일 오후 8시 30분~10시)의 새 DJ 김태원과 함께했다.
아침 진행을 한 번 하면서 입담이 풀린 덕분일까. 기자간담회에서도 빵빵 터진 입담을 뽐냈다. 겸손하고 진지하게 ‘굿모닝 FM’ 새 DJ가 된 소감을 전하면서도 유머도 잊지 않은 것. 출근길 직장인들이 많이 듣는 라디오 방송인 만큼 노홍철표 ‘굿모닝 FM’은 이처럼 활기찬 방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홍철은 먼저 선임 DJ인 전현무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앞서 전현무는 목상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방송에서 하차한 바. 그를 대신한 대타 DJ이자 애청자로 그의 복귀를 기다리겠다는 것. 노홍철 역시 밝은 에너지를 선사하는 입담꾼이지만, 전현무를 먼저 배려하는 모습이 더욱 빛나보였다.
무엇보다 이날 눈길을 끌었던 것은 노홍철의 ‘천만 원 기부’ 발언이다. 그는 지각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만약 지각을 한다면 가장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청취자의 명의로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발언은 우선 절대로 지각을 하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다. 시간을 내어준 청취자들과의 약속임을 강조한 발언인 것. 동시에 만약 그런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시 선행으로서 청취자들에게 사과하겠다는 의지도 포함돼 있다. 이 말을 전하면서 그는 “공약은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좋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입을 뗐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진지한 태도와 방송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한 시간이었다. 그의 밝은 에너지가 지친 현대인들의 하루를 깨우는 힘이 될 수 있길 희망하는 바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