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가 끝까지 열연을 펼치며 퇴장했다. 그 동안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했던 숙종. 여자들의 암투 속에서 소심하거나 연약한 모습으로 많이 비춰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민수가 연기한 숙종은 그 어느 왕보다 카리스마 넘치며 국정을 장악한 왕으로 그려졌다. 특히 최민수의 강렬한 눈빛 연기와 디테일들이 더해지며 역대급 숙종 캐릭터가 완성됐다.
SBS 월화극 ‘대박’은 '죽은 영조의 육삭둥이 형이 실제로 살아있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픽션 사극이다. 30일 방송에서는 인좌(전광렬)의 계략에 의해 아편에 중독됐던 숙종(최민수)이 결국 죽음을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인좌은 연령군을 죽이고 왕자들의 난이 일어나도록 뒤에서 조정한다. 연잉군(여진구)에게 가서는 대길(장근석)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생각하라며 대길과 연잉군의 사이를 이간질시킨다. 또 희량(최진호)을 만나 혈서로 동맹을 약속하고, 희량은 대길을 부추겨 왕권에 도전하라고 한다.
대길은 희량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척 하면서 희량의 본거지를 쳐 희량을 구속시킨다. 이 이야기를 들은 숙종은 대길을 불러 치하하고, 대길에게 왕권에 대한 야망이 있는지 떠 본다. 하지만 대길은 자신은 백성으로 살고 싶다고 왕권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이날 숙종은 연잉군을 불러 “대길과는 손도 잡지 말고, 척을 지지도 마라. 내가 네 살 길은 다 마련해두고 가겠다”고 연잉군을 생각하는 마음을 전했다. 숙종은 이 말을 남기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드라마 초반부터 강력한 카리스마 군주로 등장한 최민수. 자신을 헤치려는 역적들과 싸우며 광기를 보이는가 하면, 아들 앞에서도 늘 엄격한 아버지로, 왕의 위엄을 선보였다. 눈밑 주름부터 입가 수염까지 모두 캐릭터를 표현하듯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줬던 최민수. 그는 누구도 연기하지 않았던 새로운 숙종을 만들어내며 아름다운 퇴장을 보였다. / bonbon@osen.co.kr
[사진] ‘대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