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을 했다면 방송은 또 어떻게 흘러갔을까?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빈틈없는 '사이다' 엔딩을 향해 달려가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 연출 이정섭, 이은진)에서는 마침내 영일(김갑수 분)을 물리치는 들호(박신양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영일은 계속해서 자신을 압박해 오는 들호에게 "그만하라. 봐줄만큼 봐줬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들호는 오히려 "봐줄 필요없다. 나도 안 봐준다"고 맞섰고, 영일은 다시 "끝을 보고 싶나? 한 번 해볼까?"라며 이를 갈았다.
온갖 악행을 저질러 온 영일의 클래스는 역시 달랐다. 결론적으로 들호는 죽음까지 감수해야 했다. 영일은 들호가 조작된 교통사고로 사망한 일구의 일을 알고 있자 깜짝 놀랐고, 들호에게 만남을 요청한 후 청부살인업자를 시켜 그를 찌르게 만들었다.
다음날, 들호가 증인으로 서겠다고 했던 영일의 검찰총장 내정자 청문회가 열렸다. 이미 들호를 처치한 영일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뻔뻔하게도 자신의 30년 경력을 자랑했고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냥 죽을 들호가 아니다. 역시 들호는 살아서 청문회장을 들어왔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쓰러지고 난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 눈의 움직임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회장(정원중 분)도 함께였다. 들호는 정회장의 증언과 일구로부터 손에 넣은 증거물 등을 가지고 영일의 뇌물 수수 혐의와 살인교사 등의 죄를 모두 입증해 냈고, 결국 영일을 곤경에 빠트리는 데 성공했다.
"(영일은) 검찰총장 임명장이 아니라 구속 영장을 받아야 한다"며 청문회장이 떠나가라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는 들호의 모습은 멋있었다. 19회를 달려오며 보여준 장면 중 가장 통쾌했고, 빠른 진행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앞서 이 드라마는 연장 방송이 논의되고 있다고 알려져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그러나 주인공 배우 박신양이 정해진 스케줄이 있어 불가함을 알렸던 바. 박신양의 단호한 '연장 거부'는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드라마의 내실있는 엔딩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지지 받았고, 결국 한 회를 앞두고 그에 걸맞은 숨막히는 전개를 보여줌으로써 맞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입증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