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봄에는 풋풋한 신인 걸그룹들의 싱그러운 대결이 빛났다. 그중 러블리즈와 CLC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각각 '인피니트의 여동생', '비스트 여동생'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데뷔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는 것.
덕분에 인피니트와 비스트 팬들은 여동생 그룹의 시작을 함께 응원하며 가족애를 자랑했다. 치열한 걸그룹 홍수 속에서 선배 팬덤의 지지는 신인에게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어느새 이들에게 그러한 꼬리표는 떨어져 나갔고 러블리즈와 CLC 그 자체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CLC가 또 다른 수식어를 품게 됐다.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엠넷 '프로듀스 101'에 나가 큰 사랑을 받고 돌아온 권은빈을 새 멤버로 영입, 그를 센터로 내세운 채 컴백했으니 '권은빈 그룹'이라는 타이틀이 CLC 앞에 붙어 있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30일, 서교동 롯데카드아트센터에 열린 CLC의 미니 4집 '뉴 클리어'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도 막내 권은빈은 당당히 센터를 차지했다. 지난해 5인조로 데뷔해 권은빈과 홍콩인 멤버 엘키를 합류시켜 7인조 CLC의 시작을 알리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새 멤버들 덕분에 팀 전체의 컬러는 더욱 진해졌고 무대 구성은 촘촘해졌다. 신곡명은 '아니야'. 멤버들은 "CLC의 더 앙큼해진 매력을 보여드리겠다. 17살 소녀의 앙큼한 매력에 순수한 마음까지 더했다. 기존 곡들과 다르게 세진 CLC를 느끼실 수 있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 내 센터는 누구나 서고 싶은 자리다. CLC 기존 멤버들이라고 다를쏘냐. 그러나 이 소녀들은 개인보다 팀을 생각했고 전체적인 그림을 먼저 그렸다. 이제 막 데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했다.
멤버 최유진은 "아이돌, 그리고 걸그룹 멤버라면 센터 욕심이 다 있겠지만 이번엔 팀으로 활동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로 했다"며 "권은빈-엘키랑 함께 7인조가 됐다. 같이 활동한다는 것에 의미를 더 두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래서 팀 전체의 목표 역시 "다 함께 잘 되는 것"이다. 멤버들은 "'아니야' 활동으로 CLC라는 이름과 우리의 이미지를 많이 알리고 싶다. 글로벌 그룹으로 출발했는데 다른 나라에도 우리를 더 알리겠다. 준비한 만큼 후회없이 활동할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권은빈을 앞세운 CLC가 야심 차게 활동 시작 버튼을 눌렀다. 쟁쟁한 걸그룹들 사이 결코 뒤지지 않는 소녀들의 출격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