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남자를 의미하는 츤데레남은 최근 여성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무심한 듯 하면서도 은근 슬쩍 내 여자를 챙기고 있는, 그러면서도 절대 내색하지 않는 츤데레남은 이제 드라마 흥행 공식으로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이 츤데레남도 드라마 분위기나 배우의 연기를 통해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고 있는데, 같은 듯 하지만 어딘가 다른 츤데레남을 꼽아봤다.
#. 남궁민
남궁민은 현재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에서 낮에는 인권변호사,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살아가는 정의로운 남자이자 동네 테리우스 안단태를 연기하고 있다. 전작에서 소름돋는 악역을 연기해내 호평을 받았던 남궁민은 단시간에 능청과 로맨스를 제대로 장착하고 여심을 홀리고 있는 중이다.
마치 7살된 남자아이가 좋아하는 여자애를 놀리는 것마냥 공심(민아 분) 놀리기에 심취된 그의 코믹한 모습이 이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 좋아해도 아닌 척, 도와주고도 모르는 척 하다가도 은근슬쩍 자신의 속내를 다 내보이는 돌직구 멘트로 '심쿵'하게 만드는 신개념 로맨티스트다.
#. 류준열
류준열은 전작인 tvN '응답하라 1988'의 김정환에 이어 MBC 수목드라마 '운빨 로맨스'에서도 츤데레 매력을 대방출하고 있다. 류준열이 연기하고 있는 제수호는 일할 때는 상대를 긴장시키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심보늬(황정음 분)만 만났다 하면 망가지기 일쑤. 1회 방송 말미에서 술에 취한 심보늬가 제수호를 붙잡고 주사를 부리던 장면은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이런 심보늬가 걱정돼 거리를 두고 뒤따라간다거나 집까지 데려다주는 등의 자상함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곤 했다. 이미 김정환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류준열이기에 이번 제수호 역시 얼마나 매력적으로 연기해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에릭
요즘 가장 핫한 드라마인 tvN '또 오해영' 속에서 에릭이 연기하고 있는 박도경은 츤데레남의 정석이다. 무뚝뚝한 성격에 웃는 얼굴 보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든 박도경이 보여주는 세심함은 여심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옆집에 혼자 사는 오해영(서현진 분)을 위해 가짜 남친 역할을 능청스럽게 해주고, 자신의 구두를 가져다 두기도 한다.
또 해영의 생일날 집으로 찾아가 맥주와 과자를 건넨 뒤 호주머니에서 생일선물을 꺼내주며 "있던거야"라고 하는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분명 까칠하고 무심하지만, 그럼에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이 다분한 남자다.
#. 조진웅
조진웅은 올 초 큰 성공을 거둔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과거의 형사 이재한 역을 맡아 여성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재한 역시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게 말하기 일쑤지만, 누구보다 속정이 깊다. 자신이 맡은 사건에 있어서만큼은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상남자인데,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땀만 뻘뻘 흘리는 순정남이기도 하다.
'쩜오'라 불리는 후배인 차수연(김혜수 분)은 이런 이재한을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이재한이 은근슬쩍 차수연을 챙겨주고 위로해주는 모습은 그 어떤 러브신보다도 짜릿한 설렘을 유발했다. 이 때문에 차수연이 15년이 넘도록 이재한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이 더욱 안타까울 수 있었는데, 이는 곧 이재한의 생존과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유가 됐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