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열풍은 맛깔스러운 양념을 넘어 몰입해서 보게 되는 ‘돌+아이’ 예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독특해서 시선을 한 번 빼앗기고, 웃겨서 한 번 더, 그리고 짠해서 세 번째 보게 되는 ‘또 오해영’의 미친 존재감이 바로 예지원이다.
예지원은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박도경(에릭 분)의 누나이자 실연의 아픔이 꽤나 오래 가는 박수경을 연기한다. 유학 시절 만난 사랑을 잊지 못하고 매일 술을 마시며 꼬장을 부리는 ‘진상 누나’다. 오해영(서현진 분)의 무서운 상사이면서도 해영을 언제나 챙기는 인물.
해영이가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에 대한 자격지심을 알고 폭력을 휘두르려고 할 때 막아선 것도, 해영이가 만취해 말실수를 해도 웃고 넘어가는 것도, 모두 수경이다. 수경이는 해영이가 ‘돌+아이’라는 의미로 ‘이사도라’라는 별명을 지어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 ‘쿨한 여자’다. 그래도 언제나 사랑에 힘이 들어 울부짖고 늘 술에 취해 무시무시한 주사를 부려 웃음을 자아낸다.
드라마 초반 웃긴 장치를 소화하며 맛깔스러운 양념 역할을 했던 예지원은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다. 웃긴 장면 뿐만 아니라 언제나 합리적인 성격으로 갈등을 알게 모르게 해결하는 훈훈한 존재이자, 도경이의 친구인 이진상(김지석 분)과의 로맨스가 시작되며 설레는 감정을 유발하고 있다. 예지원은 진상 역의 김지석과 유학 시절의 상처가 공개된 후 의외의 순정파의 모습을 보이며 주인공 커플 못지않게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를 높이는 웃음 장치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어느새 인기에 힘입어 하나의 이야기를 책임지고 있다.
이는 예지원이 연기하는 ‘이사도라’ 수경이에 대한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지원 특유의 톡특하면서도 재밌는 망가지는 연기, 그리고 의외로 진중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분명히 과하게 망가지는데, 도경이의 상처를 아파하거나 해영이를 감싸는 모습이 안방극장을 끌어당겼다. 무엇보다도 망가지고 엉뚱한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예지원의 전매특허 연기가 돋보인다. 작품에서 늘 특이한 인물을 연기하며 재미를 선사했던 예지원은 이번에도 장인 수준의 망가지는 연기로 드라마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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