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 연기를 잘 하면 '본좌'라고 불릴까. 수많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역할로 명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명민이 오히려 아역 배우 김향기의 연기를 보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오로지 연기 하나만을 생각하는 고수 김명민의 겸허함이 돋보였다.
김명민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속 함께 호흡을 맟춘 김향기에 대해 "뭔가를 하지 않는데, 그 나이 또래에서 나오는 순수함, 맑음이 무기였다. 그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 하는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새 어린아이들은 되바라지고 가식적이고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들이 있다. 김향기는 처음부터 그런 게 없는 아이였다. 이 사람을 위해 꾸며서 얘기하고, 그런 게 없다. 그런 부분이 연기에 그대로 드러나더라"며 "이 아이의 눈을 보고 연기할 때마다 '이 아인 솔직하게 연기하는구나' 그 부분에서 배워야겠다, 부끄럽다, 이런 생각을 했다"고 김향기를 칭찬했다.
또 "(김향기에게) 삼촌 연기가 이상하면 얘기해 달라고, 삼촌과 호흡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땐 오빠라고 강요하지 않는 게 없지 않아 있었는데, 얘가 완전 아닌 건 아니더라.(웃음) 웬만하면 나도 눈치가 있어 그런 얘기를 안 하는데 향기에겐 계속 오빠라고 하라고 했다. 그런데 어제는 삼촌이라고 하더라. 실제로 오빠란 얘기를 들은 적은 없다"며 김향기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부탁했던 일화를 밝혀 웃음을 줬다.
김명민이 출연하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는 오는 6월 16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억울한 사형수 순태(김상호 분)의 편지를 받고 그와 그의 딸 동현(김향기 분)을 위해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배후를 찾아나서는 경찰 출신 변호사 사건 브로커 필재의 이야기를 그린다. /eujene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