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멜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이 첫선을 보이기 전, 장르에 대한 혼선이 있었다. 당초 '미스터리 로매스물'로 소개되던 작품이 어느 순간부터 '동명 오해 로맨스'로 수정되어 홍보됐던 것.
지난 5월 2일 첫방송을 한 이후도 마찬가지다. 주인공 박도경(에릭 분)이 미래를 보는 신비한 '능력'은, '미스터리'보다 '판타지 멜로'에 가까웠다. 이 능력으로 인해 도경과 해영(서현진)의 관계가 긴밀하게 얽히고설키는 계기가 됐기 때문.
물론 이와 관련해 이미 에릭이 "드라마를 이끄는 중요한 축이라 미리 말씀드릴 수 없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게 만약 정말 초능력이고 판타지였으면,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충분히 현실성 있고, 앞뒤가 맞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정당성을 가지고 연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무려 방송 10회만에 확인됐다. 도경의 미래를 보는 능력이 초능력이 아니라, 교통사고를 당한 도경이 죽기 전 해영을 그리워하는 것이라는 의사의 설명으로다. 결국 지금 시청자가 보는 것은 시점으로 따졌을 때 '현재'가 아닌, 사고를 당한 도경이 떠올리는 '과거'로 분류될 수 있는 셈.
사고로 죽어가는 사람의 뇌속을 떠도는 영상을 보고 있다는 설정은, 섬뜩하다. '또 오해영'이 왜 미스터리 멜로였는지를 밝혀준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또 오해영'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드라마의 중요한 반전이었다. 이를 배제하고는 미스터리 멜로라는 장르를 설명하기 쉽지 않아, 방송 전 장르를 '동명 오해 로맨스'로 전환해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드라마로는 상대적으로 무거울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결국 이로 인해 10회만에 드라마의 중요한 핵심 설정이 공개됨과 동시에, 실제 장르 역시 공개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이는 드라마 중후반부에 자칫 뻔한 전개로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을 방지, 앞으로 '또 오해영'에 대한 기대와 흥미를 높이게 됐다. / gato@osen.co.kr
[사진] '또 오해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