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성그룹 샵이 2002년 해체 후 14년 만에 ‘슈가맨’에 나타났다. 90년대 이들, 그리고 샵의 노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샵의 등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샵이 지난 5월 31일 방송된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 복원특집에서 슈가맨으로 소환됐다. 샵의 서지영은 결혼으로, 크리스는 사업 문제로 함께 하지 못해 이지혜와 장석현이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서지영과 크리스의 빈자리를 에이핑크의 보미와 래퍼 딘딘이 채웠다.
오랜만에 만난 샵은 그대로였다. 이지혜의 가창력과 매력적인 음색은 여전했고 장석현도 그때 그 모습이었다. 샵이 워낙 명곡이 많은 그룹이라 짧은 시간 안에 모든 히트곡을 듣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메들리 무대로 시청자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줬다.
- 방송 후에 주변에서 반응이 어땠는지?
▲ 너무 잘 봤다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다. 내가 그동안 ‘슈가맨’ 보면서 울컥했는데 샵 무대를 보면서 울컥했다고 하더라. 엄마와 본방사수를 했는데 너무 떨렸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주실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완전체가 아닌데 왜 나왔냐’라는 반응을 보일까봐 조마조마 했다. 조마조마 하면서 봤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줘서 다행이다.
- 오랜만에 샵으로 무대에 섰는데 정말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 내가 기대도 많이 했고 사실 젝키 완전체를 보면서 언젠가 우리도 그렇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는데 ‘슈가맨’에서 섭외가 왔다. 완전체가 안 되서 출연이 불발됐었고 무대에 못 설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복원특집을 하게 돼서 출연하게 됐다. 딘딘과 보미가 지영이와 크리스 역할을 해주니까 같이 설 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했고 재미있었고 좋은 추억 만들었다. 내가 긴장을 하면 목소리 톤이 높아지면서 눈치를 보는데 긴장 엄청 했다.
- 역시 기대했던 대로 놀라운 가창력을 보여줬다. 무대 위해 연습 많이 했는지?
▲ 사실 연습을 안 하지는 않았다. 작년까지는 일이 없어서 연예계를 은퇴해야 하나 생각을 했다. 그런데 초심을 생각했다. 내가 왜 가수 했는지 생각했는데 내가 너무 음악을 좋아서 가수를 한 거다. 음악을 좋아했던 나를 잊고 있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 생각했고 혼자 연습실에 가서 막연하게 노래 연습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었는데 ‘슈가맨’을 하게 된 거다.
- 멤버들과 다 같이 무대에 서지 못해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 같이 섰으면 좋았을 텐데. 결혼을 안 해서 모르겠는데 결혼하고 나서의 상황이 다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쉽기는 해도 반샵으로라도 설 수 있게 되서 영광이었다.
- 서지영 인스타그램을 봤는지?
▲ 인스타그램을 봤다. 지영이가 아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미안하고 같이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을 거다.
- 딘딘, 보미 후배들과 무대를 복원했는데 함께한 소감은?
▲ 소름 끼치게도 깜짝 놀란 게 보미가 지영이 역할을 잘했다. 딘딘은 크리스랑 똑같더라. 어떻게 이렇게 섭외를 했는지 놀랐다. 보미가 얼굴이 작고 예쁜데 지영이도 그렇다. 보미가 춤도 잘 추고 지영이만의 색깔을 굉장히 잘 살렸다. 보미가 굉장히 열심히 하더라. 보미가 ‘복면가왕’을 준비했을 때 ‘슈가맨’ 복원특집 연습도 같이 했는데 ‘슈가맨’을 더 열심히 할 정도로 노력한 걸 하니까 고마웠다. 딘딘도 정말 열심히 했다. 딘딘한테 어제 카톡이 왔는데 ‘누나 감동’이라고 했다. 내가 댄스가수 하라고 했다.(웃음) 그 둘이 있어서 무대가 더 빛났다. 우리 둘이 나갔으면 상황이 어려웠을 텐데 딘딘과 보미가 잘 살려줬다.
- 반샵은 반응 보고 어떻게 할지 생각해본다고 했는데 반응 어떤 것 같나
▲ 반샵은 내가 몇 년 전부터 밀었다. 아무리 밀어도 반응이 없더라. 인스타그램에도 일 년 전에 반샵을 언급했는데 네티즌들이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난 여전히 밀고 있다.(웃음) 이번에 화제가 됐지만 거품일 수 있어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샵이 나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서 샵에 대한 고마움이 있다. 멤버들끼리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장석현이 연예계 쪽으로 잘됐으면 한다. 부모님을 모시면서 가장으로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데 잘됐으면 좋겠다. 장석현이든 반샵이든 늘 고민하고 있고 타이밍을 보고 있다.
- 앞으로 활동 계획은?
▲ 반샵은 언제가 좋을지 타이밍을 생각하고 있고 장석현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생각하고 있다. 어렸을 때라면 막연하게 무조건 밀고 나갈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잠정적으로 반샵은 만들어졌기 때문에 타이밍이 생겼을 때, 준비가 됐을 때 나가고 싶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슈가맨’ 화면 캡처,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