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코미디 역사상 이런 커플이 있을까. 여주가 남주에게 1회 만에 입을 맞추고, 3회 만에 고백했다. 물론 금세 사랑에 빠졌다는 뜻의 소위 요즘 용어로 ‘금사빠’는 아니다. 동생을 살리기 위해 미신을 맹신하게 됐다는 짠한 스토리가 숨겨져 있는 가운데, 본의 아닌 달달함까지 챙겨가는 완벽한 ‘단짠’ 로맨스가 펼쳐지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에서는 정반대의 신념을 지니고 살고 있는 남녀의 로맨스를 다룬다. 심보늬(황정음 분)는 자신이 재수가 없어서 부모와 동생이 화를 당했다고 살아가는 인물. 이에 불운을 막고자 미신을 맹신하게 됐다. 반면 제수호(류준열 분)는 어려서부터 비상한 머리를 갖고 태어나 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한 것들만 믿는다. 이성적이고 냉정한 편.
문제는 두 사람의 타고난 궁합(?) 때문에 발생했다. 보늬는 동생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도사의 말을 들었다. 이에 수호가 이끌고 있는 제제팩토리에 입성하게 됐고, 수호가 새벽에 태어난 호랑이라는 말을 듣게 됐다.
앞서 보늬는 수호와 악연으로 만났던 바. 특히 1회에서는 술에 취해 길을 지나가던 수호를 붙잡고 구토를 하고, 집에 데려다준 수호에게 기습적으로 입을 맞췄다. 보늬는 기억하지 못했고, 수호만 신경 쓰고 있는 상황. 이에 만취로 벌어진 입맞춤이라며 ‘뽀통사고’(뽀뽀+의도치 않게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는 의미로 교통사고라는 단어를 붙임)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심지어 지난 1일 방송된 3회분에서는 여주인공인 보늬의 돌직구 고백이 등장했다. 자신의 개인적인 바람을 실행하기 위해 수호를 이용하겠다는 것은 보통 로맨틱코미디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지금까지 계약 연애를 소재로 한 로코는 많았지만, 대부분이 남자주인공이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가짜 애인을 만들 때 등장하는 소재였다.
‘운빨로맨스’에서는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미신을 소재로 해 신선함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보늬라는 독특하면서도 당찬 여주인공을 내세워 차별화했다. 특히나 재지 않고 밀고 나가는 캐릭터들처럼 폭풍전개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운빨로맨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