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서(본명 조윤서)가 안방극장의 ‘욕받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열연을 펼치고 있다.
윤서는 현재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에서 하늘(강민혁 분)을 곤경에 빠뜨려 스타가 된 이지영을 연기한다. 극 초반부터 성공을 위해서 무고한 하늘을 짓밟고 올라가는데 주저함이 없는 모습으로 공분을 샀다.
윤서가 연기하는 지영은 극의 갈등을 촉발시키는 인물. 대놓고 안방극장의 분노를 유발해야 한다. 윤서는 극도의 이기적인 모습으로 딴따라 밴드를 위기로 몰아넣는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확 높였다. 악역은 배우가 얼마나 더 독하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흡인력이 달라질 수 있는 매력적인 극의 요소다. 윤서는 안정적인 발성과 표독스러운 표정으로 악역 연기를 매섭게 표현했고 드라마 시청자들의 체증을 유발했다.
배우가 연기를 잘하기에 그가 표현한 지영이 ‘욕받이’가 될 수 있었던 것. 윤서는 지난 1일 방송된 ‘딴따라’ 13회에서도 모든 진실이 공개된 후 법정에 출두했다가 계란을 맞는 장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비난 세례에도 자존심을 지키며 버텼지만, 눈물을 짓는 아버지의 모습에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표출한 것. 눈물을 머금고 재판에 선 지영은 하늘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에 분노와 죄책감에 소리를 질러댔다.
“네가 뭔데 처벌을 원하지 않는데? 네가 뭔데 나를 용서해?”라며 울부짖는 지영의 모습은 그동안의 성공만 바라보고 뻔뻔하게 악행을 저질렀던 것과 대비됐다. 욕망을 쫓느라 인성이 망가진 지영답게 하늘의 넓은 아량에 화가나고 부끄러웠을 터. 악다구니를 쓰며 소리를 높이는 윤서의 연기는 지영의 복잡하고 망연자실한 감정이 느껴져 인상 깊을 수밖에 없었다.
윤서는 감정 기복이 심한 악역으로 ‘딴따라’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특히 ‘악역의 장인’으로 불리는 이유리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윤서의 장점. 이유리가 꾸준히 연기를 하며 ‘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이라는 ‘국민 캐릭터’를 만났듯이 윤서 역시 강렬한 악역 연기로 눈도장을 찍은 만큼 꾸준한 도전이 이어진다면 제 2의 이유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작품에서 비중은 작지만 열연으로 주목받았던 윤서의 다음 발걸음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딴따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