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출연자들이 직접 여행을 설계, 리얼하게 현지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돌발 상황도 많고 제작에 어려운 부분들도 꽤나 존재한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배틀트립’의 손지원 PD는 그간 방송에서 이야기 다룰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방송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 다양한 이야기를 덧붙였다. 꽤나 흥미로운 스토리들이 많다.
- 제작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제작은 항상 어렵고요..하하. 음 아직 멀리를 갈 수는 없다는 한계가 있죠. 프랑스나 미국을 갈 수는 없어요. 누구나 여행을 꿈꾸면 에펠탑 타임스퀘어를 가고 싶고 하지만, 여건상 연예인들의 긴 스케줄을 빼고 부담스러운 제작비를 감당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프로그램이 어쨌든 시청자들에게 가보라고 제안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사실 파리나 뉴욕을 쉽게 갈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 프로그램은 저 멀리의 환상같이 보여지는 여행 아니고, 현실적인 여행을 제안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틀이에요. 그래서 아주 멀리는 가지 못하고 있죠. 멀어질수록 현실감이 떨어져 버리니까요.”
“그런 고민들이 있고, 국내가 촬영이 조금 힘들어요. 연예인들이 가면 사람들이 몰리고 안전의 문제라던가.. 여러 가지 문제로 국내 촬영 여건이 원활하진 않죠. 보안 유지도 어려워요. 현지에서 팬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서 방송 전에 정보들이 유출 되기도 하고요. 저도 못 본 그림인데 SNS를 통해서 접할 때도 있더라니까요 하하.”
-‘리얼’이다보니 돌발 상황도 많았을 거 같아요
“저렴한 가성비 좋은 여행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외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얼마 전 한 여행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내에 연기가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이륙과 함께 굉음과 연기가 들어와서 스태프들과 출연자들이 죽는 거 아닌가 싶었다고.. 방송에는 못 내보냈지만 그런 황당한 일도 있었고요.”
“봉만대 감독이 홍콩 여행에서 홍석천 씨와 다른 방 쓰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런 이야기들도 방송에서는 할 수 없었던 이야기죠.하하. 현주엽 씨가 일본 여행 중 숙소 때문에 버럭한 장면도 리얼이었어요. 하하 씨가 숙소를 직접 예약했는데 싸고 좋은 곳이라고 해서 갔는데 침대가 그렇게 작은 줄 몰랐던 거죠.”
-스태프들 고생 많을 거 같네요
“각 팀마다 처음부터 담당 작가와 PD를 붙여요. 아예 출연자의 스케줄에 맞춰서 사전미팅을 하고 티켓팅을 하고 모든 것을 팀끼리 알아서 하죠. 그러면서 정이 들고 돈독해지는가 봐요. 단톡방을 연예인들과 함께 만들어 놓고는 수시로 소통하죠. 김옥빈 씨 경우에도 공부를 미친 듯이 하면서 자기네들끼리 여긴 어떻다 저긴 어떻다 새벽이 다 지나도록 단톡방에서 회의를 하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여행까지 다녀오면 자기들끼리 동지의식이나 그런 게 생기나 봐요. 여행을 다녀와서 녹화 때 오면 상대팀에다가 서로 VCR 안 보여주고 뭐가 재미있었는지 서로 얘기 안 하고 연예인들끼리도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는 게 리얼로 존재하더라고요. 묘한 경쟁심리 같은 게 있어가지고 PD작가들까지 전염되는 게 귀엽고 웃기더라고요. 또 승패에 따라 작가나 출연자들의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큰일도 아닌데 되게 예민한 걸 지켜보면 재미있어요.”
- 배틀트립. 어떤 프로그램으로 남고 싶은가요
“인증샷이 많이 올라오고 ‘배틀트립 로드’가 생겼으면 싶어요. 방송을 보고 자신의 경험이 생각나서 SNS 자신들이 여행했던 사진을 공유하거나 방송 이후 해당 여행지를 방송 그대로 따라 다녀왔으면 하는...그런 소통이 많이 이뤄지면서 ‘배틀트립’이 많이 언급됐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배틀트립’ 해시태그를 많이 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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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