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철.통.보.안”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태양의 후예’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방송될 사전 제작 드라마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김우빈·수지 주연의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 이영애의 복귀작 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 이준기·아이유의 SBS ‘보보경심: 려’, 박서준·박형식·고아라의 KBS 2TV ‘화랑: 더 비기닝’ 등이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사전 제작 드라마는 방영 전 촬영을 완료하는 드라마. 방영과 촬영을 동시에 하는 보통의 드라마와 달리 여유로운 환경 속에 완성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제작진으로서는 방송까지 많은 시간이 남아 있어 행여나 있을 사전 정보 유출에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사전 제작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에 비해 대본이 행여나 유출되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면서 “사전 제작 드라마는 대부분 책 대본으로 전달되고, 한 드라마의 경우 대본 앞에 드라마 제목도 적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급박하게 찍는 일명 ‘생방송 드라마’의 경우 대본이 모바일로도 볼 수 있게 파일 형태로 전달되는 일이 많다. 허나 사전 제작 드라마의 경우 책 대본을 선호한다는 것. 모바일로도 볼 수 있는 파일 형태의 대본을 갖고 있는 제작진은 상당히 한정돼 있다.
또 다른 드라마의 관계자는 “속지에 번호를 기재해서 배우와 스태프에게 나눠줄 때 리스트를 만든다”라면서 “대본 유출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혹시나 촬영 현장 사진을 SNS에 올릴 때도 제작진과 협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밝혔다.
‘태양의 후예’의 경우 그리스와 강원도 태백 등 상대적으로 노출이 적은 곳에서 촬영을 진행해 ‘스포일러’가 없었다는 게 사전 제작 드라마 관계자들의 설명. 허나 이 드라마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전 제작 드라마는 촬영이 시작되면 밀려드는 인파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배우들에게 일정 공지를 할 때도 일정이 인터넷에 공개되지 않도록 당부를 한다는 후문이다.
다른 드라마의 관계자는 “철저하게 단속을 하는데도 인터넷에 보면 마치 현장 스태프를 의심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찍은 현장 사진이 돌고 있다”라면서 “현장 스태프가 워낙 많고, 하루만 일하는 단기 스태프도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라고 제작 고충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정말 중요한 장면의 경우 인파가 몰리면 촬영을 뒤로 미루거나 아예 다음 날 촬영을 한다”라면서 “사전 제작 드라마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사전 제작 드라마라서 혹시라도 인터넷에 중요한 장면이 떠돌까봐 더 각별히 신경 쓰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 jmpyo@osen.co.kr
[사진] KBS-SBS 제공,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