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틱틱대지만 할 건 다 해준다. 책을 보고 데이트하는 법을 배운 것처럼 딱딱하고, 시간까지 정확히 계산하는 그지만, 알고 보면 행동 하나하나를 다 기억하고 있었다. 이게 바로 류준열의 매력이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 4회에서는 제수호(류준열 분)가 심보늬(황정음 분)가 아프다고 착각을 하면서 그녀가 제안한 3주간의 계약연애를 받아들이는 내용이 그려졌다. 제수호는 심보늬와 규칙까지 정해놓은 연애를 시작했고, 드디어 첫 번째 데이트까지 끝냈다. "오늘 나하고 자요"라는 심보늬의 거침없는 발언에 놀라기도 했다.
로맨스가 본격화되면서 제수호의 매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하루 5시간, 여섯 번의 만남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시간 낭비는 절대 싫다고 말하는 그다. 잠을 못 자서 하품을 하면서 피곤한 기색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의욕 없는 표정으로 앉아서 잘난척까지 한다. 그럼에도 심보늬는 목적 달성을 위해 제수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제수호가 매력적인 것은 이른바 '츤데레' 매력 때문. 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내심 심보늬를 챙겨줬다. 칼 같이 시간을 계산하면서도 심보늬가 체하지는 않을까 약을 사서 다시 그녀에게로 가고, 최건욱(이수혁 분)을 치한으로 생각하며 몸까지 던져 심보늬를 구하려고 했다. 또 심보늬가 기침을 많이 했다는 등 그녀의 사소한 행동을 모두 기억해두고 있었다. 물론 심보늬가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긴 했지만, 심보늬의 사소한 행동까지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다가 챙겨주는 그 매력 때문에 시청자들의 반응이 더 뜨겁다.
류준열을 스타덤에 올려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김정환. 그 역시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속으로 첫사랑 덕선을 챙겨주던 캐릭터. '운빨로맨스'의 제수호는 천재에 은근 나쁜남자의 기질을 장착하고 그렇게 여성 시청자들을 공략했다. 어떻게 보면 대놓고 여심 사냥을 노린 캐릭터지만, 류준열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더해지면서 신선한 매력을 어필했다.
류준열은 제수호와 딱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응팔'에서 보여줬던 생활연기, 행동 하나까지 자연스러운 연기로 제수호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코믹은 기본이고, 뾰로통한 표정, 싫으면 싫다고 있는 그대로 감정을 드러내는 말투, 그러면서도 챙겨줄 건 다 챙겨주는 그다.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제수호, 즉 류준열의 매력이 더 꽃을 피우고 있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