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음이 회를 거듭할수록 예상을 뒤엎는 엔딩과 에필로그를 선보이고 있다. 엔딩크레딧이 전부 올라갈 때까지 집중을 흐트러트릴 수 없는 이유다. 1회에서는 엔딩 후 에필로그에서 기습뽀뽀를 선보였고, 3회 엔딩에서는 고백을, 4회 엔딩에서는 하룻밤을 보내자는 돌직구를 던졌다. 연애에 서툰 ‘운빨로맨스’ 너구리 황정음이 호랑이 류준열과 선 돌직구, 후 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다.
황정음은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를 통해 로코에 컴백했다. 이번에 맡은 역할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독특한 신념을 갖고 있는 심보늬. 주위에서는 샤머니즘 덕후가 아니냐고 추측했지만 동생을 살리기 위해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다. 이는 미신이라도 맹신하지 않으면 믿을 것이 없는 절박한 보늬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우울한 여주인공의 상황을 로맨틱하고 가볍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 ‘운빨로맨스’의 최대 장점이다. 로맨스에 있어서도 당돌하다. 신령님이 점지해준 호랑이, 즉 제수호(류준열 분)은 그녀에게 꼭 필요한 인물. 그와 하룻밤을 보내야 동생을 살릴 수 있다고 해서다.
판단은 끝났고, 행동은 거침없다. 2회(5월 26일)에서는 만취한 상태에서 수호에게 입을 맞췄다. 물론 보늬는 기억하지 못해 온라인상에서는 뽀뽀와 교통사고를 합친 말인 ‘뽀통사고’라고 불리고 있다. 다 끝났다고 생각한 엔딩 후 에필로그에서 그려진 첫 키스신인 만큼 시청자들의 심장을 쿵 떨어뜨릴 수밖에.
캐릭터들의 조합이 붙으면 붙을수록 전개도 폭풍 같이 흘러가고 있다. 3회(6월 1일)에서는 보늬가 먼저 수호에게 계약연애를 제시했다. 보통 로맨틱코미디에서는 계약연애는 흔히 쓰이는 소재이지만, 여주인공이 먼저 자신의 목적을 위해 꺼내는 일은 거의 없어 신선함을 높였다.
그리고 지난 2일 방송된 4회분에서는 다시 한 번 심장을 쿵 떨어뜨리는 보늬의 한 마디로 엔딩을 맞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수호의 착각으로 인해 진짜 로맨스가 시작될 조짐을 보였다. 보늬의 말과 행동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보늬는 수호가 자신을 시한부인 줄 착각해 요구를 들어줬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 이에 수호를 향해 하룻밤을 지금 보내자고 돌직구를 날렸다.
역대 이런 돌직구 여주인공은 없었다. 과연 다음 회에서는 또 어떤 돌직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까. / besodam@osen.co.kr
[사진] '운빨로맨스' 캡처.